24일 오전 광주 남구 제석산(유안근린공원-제석산 편백숲) 등산로 일대에 설치된 야자매트가 닳아 코코넛 껍질 사이로 ‘합성 섬유’가 드러나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토질 오염과 토양 생물 생태계 위협을 우려하며 각 지자체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윤찬웅 수습기자

광주 도심 내 둘레길과 등산로 곳곳에 깔린 야자매트에서 합성 섬유가 발견돼 토질 오염 우려와 함께 토양 생물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광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6-9일 지역민들의 이용이 잦은 둘레길과 산책로 7곳의 야자매트에 대해 표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 지역은 ▲광산구 어등산(동자봉 초입-산정약수터) ▲동구 무등산 다님길 4구간 ▲서구 금당산(원광대한방병원-남양아파트 뒤편) ▲남구 제석산(유안근린공원-제석산 편백숲) ▲북구 매곡산 편백숲·삼각산 산책로 ▲무등산국립공원(수만리탐방지원센터-장불재) 등이었다.

이 중 동구 다님길 4구간 일대를 제외하곤 모두 합성 섬유가 ‘육안으로도’ 확인됐다는 게 환경운동연합의 설명이다.

실제 이날 오전 남구 제석산 일대에서는 환경운동연합의 조사대로 야자와는 확연히 다른 질감의 섬유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 섬유는 매트가 해진 곳에서 주로 보였는데, 이는 노후화와 잦은 통행에 의해 야자가 닳아지며 내부가 노출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통상 야자매트는 코코넛 껍질에서 뽑아낸 섬유를 꼬아 만든다. 천연 성분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분해되고 토양 보습 등의 효과도 있다.

모든 성분이 코코넛 껍질 등 친환경적이라면 문제될 게 없지만, 이번에 발견된 것들처럼 ‘합성 섬유’가 포함된 매트라면 되려 토질이 악화된다.

노출된 합성 섬유가 사람의 발길에 밟혀 끊어지고 부서지면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미세플라스틱은 자연적으로 사라지기까지 수백년이 걸리는데, 플라스틱 자체에 유해 물질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은 걸 고려하면 모든 생태계가 오랜 시간 동안 위협을 안고 살아가는 셈이다.

특히 토양에 직접적으로 침투할 경우 통기성과 배수성을 떨어뜨려 토질을 악화시키며 식물의 뿌리 성장을 방해한다.

지렁이와 같은 토양 생물이 섭취할 경우 먹이사슬 교란이란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일부 제조사가 비용 절감과 내구성 향상을 이유로 폴리에스테르나 나일론과 같은 합성 섬유를 혼합한 것으로 보인다”며 “동구 무등산 다님길 4구간의 경우 별도 성분 검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가 특정 구간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광주 각 지자체와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둘레길과 산책로 야자매트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합성 섬유가 포함된 야자매트 철거나 설치 금지 등 관리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서형우·윤찬웅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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