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배터리 화재로 대한민국 전산망이 멈춰섰다.

28일 행정안정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8시20분께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에 의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발생 약 22시간 만인 27일 오후 6시께 완전히 꺼졌다.

국정자원은 공공기관 정보시스템과 국가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 등을 돕는 행정안전부 소속 책임운영기관이다.

대전 본원과 광주·대구 분원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은 총 1천600개다. 이 중 3분의1이 넘는 647개를 대전에서 관리하고 있어 본원은 국가 전산망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불이 난 전산실에는 전산망의 주요 정보가 담긴 서버와 ‘무정전 전원장치(UPS)’가 함께 있었다.

UPS는 리튬이온배터리로 작동하는데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불이 잘 꺼지지 않아 2차 피해 우려가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일으킨 경기도 성남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다. 해당 화재로 데이터센터 전원이 차단되면서 많은 국민이 카카오 등 플랫폼 서비스 이용에 크고 작은 불편을 겪었다.

이를 계기로 국정자원은 배터리를 전산실에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화재 당일도 마찬가지였다.

현재까지 화재 원인은 배터리 이송에 앞서 전원을 차단하고 케이블을 푸는 과정에서 튄 스파크로 조사됐다. 불이 배터리에 옮겨 붙으면서 발생한 열기에 전산실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항온·항습장치마저 멈추자 국정자원은 서버 등 장비 손상 우려에 647개 시스템 전원을 모두 차단했다.

647개 중 국민이 직접 이용하는 대국민 서비스는 436개이며 나머지는 공무원 업무용 행정내부망 서비스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용률이 높은 우체국 시스템과 정부24 같은 주요 대민 서비스가 포함돼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이번 주부터 대혼란은 불가피하다. 다행히 화재로 직접 피해를 입은 시스템은 96개여서 정부는 현재 나머지에 대해 순차적 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시·전남도는 이번 화재로 인한 지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비스 중단 내용과 대체 방안을 안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신속한 정부 시스템 복구와 가동, 국민 불편 최소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김상호 국가위기관리센터장 등으로부터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이러한 지시를 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2023년 발생한 전산망 장애 이후에도 운영 체계 이중화 등 신속한 장애 복구를 위한 조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며 “추석 명절을 코앞에 둔 만큼 국민이 명절을 지내는 데에도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수·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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