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국비 분담률을 대폭 상향해야 할 상황이다. 한마디로 현행 40%론 턱없이 부족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열악한 살림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재정 절벽에 직면한 지역은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참여를 포기할 수도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전국 69개 인구감소지역 군(郡)단위 중 약 6개 군을 선정, 30일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주민에게 내년부터 2년 동안 매월 15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며, 소멸을 막는 해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공모를 진행했더니, 대상의 71%인 49곳이 접수했다. 무려 8.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셈이다. 일단 한 푼이라도 아쉬운 마당이어서 신청서를 내긴 했으나 문제는 이후가 걱정일 수 밖에 없다. 국비 매칭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고민이 그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국회의원이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에게 분담률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문한 이유다.

대략적으로 시범사업에 선정되면 연평균 710억원 규모의 예산이 소요된다. 지방비로는 60%에 해당하는 42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시·도와 군 간 비율도 사실상 재량에 맡겨 지역별로 편차가 있다. 실제로 주 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신청 자료에 따르면 재정 여건이 충분한 경기도는 60%의 지방비 중 절반인 30%를 떠안은 반면, 전남도는 24%에 머물렀다. 전북도·충북도·경북도·경남도는 18%, 강원도는 12%다. 대구시와 충북도는 아예 거부했다.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무안군과 5개 시를 제외하고 16개 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가장 많은 전남은 이번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에도 최다인 14곳이 참여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반증인데, 향후 돈 먹는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다행히 송 장관이 국회의 정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증액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일말의 기대감이 배어있다.

지방을 살리기 위한 국가 사업이다. 국비 비중을 60-70%까지 올리고, 시·도와 군 지방비 투입도 구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피부적으로 체감할 수 있고, 효용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전국에서 대상 지역을 점차 확대해나가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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