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3 지방선거 준비를 본격화한 더불어민주당이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발대식에서 “권리당원 참여가 100%, 전면 확대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당초 기조를 재확인했다. 전략공천과 관련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당헌·당규 상 보장됐고 필요한 경우라고 전제하며, 컷오프로 보긴 어렵다면서 어느 정도까지 행사할지는 상황을 봐가며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내리꽂는 ‘낙하산’은 있을 수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둔 취지의 발언이다.

모든 정당이 지방선거 체제로 재편된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입지자들의 발걸음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민주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은 여당 프리미엄에, 컷오프 최소화에 출마 예정자가 크게 늘었고, 저마다 공천 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전략공천 언급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 대표가 가장 민주적 방식으로 세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 만큼 조만간 확정 발표될 전망이어서 희비가 갈릴 수 밖에 없다. 최근 광주·전남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일반 유권자의 참여와 선택 비율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호남은 수십년 동안 지역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주권자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민주당 공천에 대한 인준 투표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자체장과 지방의원 등 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다. 광주의 경우 시장과 5개 구청장 전부 같은 당 소속이고, 시의회도 총 23명의 의원 중 22명에 달한다.

정치권의 시계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맞춰져 있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중심의 완전 경선을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지역 국회의원 입김에서 자유로우며, 부적격자에 대한 엄격한 규제 계획도 알려졌다. 곳곳에서 예비 후보자 대상 여론조사가 속속 실시되는 중이다. 결국에 강성 당원들의 영향력이 커지게 됐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권리당원이 주도한 결과로 당선된 인물이 유권자를 진정한 주인으로 섬길 확률은 높지 않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뚝뚝 떨어지는 역대 투표율에서 보듯 피로감, 불만이 쌓이고 있다. 시도민들은 권리당원 확보에만 혈안이 된 현실을 용납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공천 과정에서 폭넓게 여론을 반영할 방안을 좀 더 숙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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