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남대 상대 거리에서 열린 ‘상추튀김 금·토 야시장’이 침체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은 야시장에 참석한 시민들 모습./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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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후 9시께 찾은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상대 ‘골목형상점가’.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분식집, 카페 등 수백여 개의 매장이 들어서 있었지만 거리는 고요했다. 중간중간 불이 꺼진 간판들이 많이 있었고 유리창마다 ‘임대 문의’ 푯말만 바람에 흔들렸다.

이곳은 전남대학교 경영대학 뒤편, 옛 상과대학의 약칭인 ‘상대’에서 유래된 이름의 거리이다.

한때 학생들의 통학로이자 청춘의 거리로 불리던 곳으로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값싸고 푸짐한 식당과 동아리방, 연구실이 모여 젊은 인파로 북적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과 경기 침체, 배달 문화 확산 등이 맞물리며 상권은 빠르게 활력을 잃었다. 점포 공실률은 높아지고 거리의 불빛은 하나둘 꺼졌다.

이런 침체 속에서 양충호 전남대 상대 골목형상점가 상인회장은 다시 상권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가 최근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은 바로 ‘상추튀김 금·토 야시장’이다.

광주의 향토 음식인 상추튀김을 주제로 한 이 야시장은 지난 9월4일 첫 개장을 시작으로 오는 11월8일까지 매주 금·토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지역민과 학생이 함께 어우러지는 야시장은 침체된 거리의 분위기를 바꾸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양 회장은 “광주의 대표 먹거리인 상추튀김을 알리고 상대의 브랜드 가치를 되살리는 것이 목표”라며 “단순한 판매 행사가 아니라 지역민과 학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형 야시장으로 키워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먹거리 중심 상권’을 넘어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거리’도 구상하고 있다.

양 회장은 “북구는 광주에서 축제가 가장 부족한 지역으로 민주화의 역사를 품고도 제대로 된 스토리텔링 공간이 없다”며 “올해 12월 경영대 후문 골목 일대에 조명 설치, 보도블록 정비, 벽화 조성 등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전남대 예술대 학생들과 협업해 팝업스토어, 공예품 전시 등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불이 꺼진 거리는 사람이 찾지 않는다. 불빛이 아름답게 켜지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인다”며 “환경을 바꾸는 것이 상권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현재 북구 골목형상점가 상인회 연합회장도 맡고 있어 상인들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요즘 소비자는 배달, 밀키트, 온라인 리뷰에 익숙하고 새롭고 궁금하지 않으면 가게를 찾지 않는다”며 “상인들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현재 북구 소상공인신성장지원센터에서 상인들이 무료로 제품 홍보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데도 대부분 이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끝으로 양 회장은 “상권 회복의 핵심은 결국 상인의 의지와 혁신에 있다”며 “북구에도 ‘찾아가고 싶은 거리’, ‘머물고 싶은 골목’을 만들어 북구를 대표하는 상권으로 키워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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