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를 덮는 뚜껑 역할을 한 헤드 위에는 핵분열을 제어하는 관통관이 설치돼 있다. 해당 부품에 결함이 생기면 방사선 누출이나 폭발 등 중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영광 한빛원전에서 헤드 결함과 용접이 반복적으로 발생, 우려를 더하는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조인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 서구갑)에 따르면 한빛 3호기의 경우 2012년 헤드 관통관 6곳에서 균열이 생겼다. 이후 원인 진단 결과를 토대로 2015년 강화 재질로 교체했지만 2020년엔 한빛 5호기에서 헤드 용접부 결함이 확인됐다. 납품사인 두산에너빌리티(전 두산중공업)는 올해 7월 새 제품을 제작했으나 가동 직전 압력을 높이던 과정에서 관통관에 0.7㎜의 구멍이 나 냉각재가 샜다.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잊을만 하면 터졌다. 10년에 걸쳐 같은 부위에서 부실이 되풀이되고 있다. 예사로이 넘길 수 없다. 주민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인내심이 바닥이다. 헤드의 수리와 안전성 검증까지 모두 제조업체에 맡겨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관통관 모재(본체) 자체에서 결함이 드러나 더 심각하다. 국내에서 독점적 지위의 특정기업에 의존하는 현행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원자력 특성 상 광범위한 지역에서 인명 피해가 충분히 예상된다. 돌이키기 어렵다. 아무리 사소한 결함이라도, 작은 실수라도 상상 이상의 결과를 낳는다. 불량 부품의 땜질식 처리가 횡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부실 시공이 확인됐다면 엄중 조치해야 한다. 관련 기술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완성도를 높이길 당부한다. 주기적인 점검을 강화하고 제도 보완에 착수해야 한다.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사회는 쉬쉬, 은폐하고 있다며 상당한 불신을 보이고 있다. 이미 신뢰가 깨진 듯 하다. 사정이 이러하니, 설계 수명 만료를 앞둔 한빛원전 1·2호기 등 연장 운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정말 문제가 없는지 객관적 증거를 내놔야 한다. 파장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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