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전남을 분산에너지특화지역으로 지정했다. 특구는 전기사업법 상 ‘발전·판매 겸업 금지’의 예외로 분산에너지 발전 사업자와 전기사용자 간 직접거래가 허용되며, 규제특례가 적용돼 다양한 요금제 도입이 가능하다. 전력 신산업 모델을 활성화할 수 있다.

분산에너지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공간·지역 또는 인근에서 생산하는 일정 규모 에너지로, 재생에너지와 소형모듈원자로 등을 포함한 40㎿ 이하 모든 발전과 500㎿ 이하 집단에너지 설비가 해당한다. 그동안 전남은 태양광 보급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계통 부족으로 출력제어가 빈번했다. 앞으론 발전소가 밀집한 해남·영암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역내에서 소비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을 산업단지·대학교 등에 다양하게 실증한다. 재생에너지의 99.6%가 위치한 배전망에 저장장치(ESS)를 연결해 접속대기 물량을 최소화하면서 운영을 효율화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지역에서 만든 값싼 전기를 공급받는 장점을 앞세워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가 많은 첨단산업을 유인할 수 있다. 지난 5월 최종 후보지였던 솔라시도 기업도시에서 전역으로 확대 지정돼 22개 시·군까지 모두 혜택을 누리게 된 전남이 환영하는 이유다. AI 시대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글로벌 AI 기업을 모셔올 기초를 다져 고무돼 있다.

앞서 오픈AI와 SK그룹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을 결정했고, 삼성SDS 컨소시엄도 2조5천억원 규모 국가AI컴퓨팅센터 후보지로 낙점해 공모에 신청한 바 있다. 여수 석유화학·광양 철강·영암 대불산업단지 등도 재생에너지 100(RE100)을 실천하고 스마트 산단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분산에너지특구 첫 지정은 AI·에너지 미래도시를 앞당기는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역점 사업인 연간 1조원 규모 에너지 기본소득을 위한 토대가 갖춰졌다.

특구는 해안에 대형 발전소를 짓고 생산한 전기를 대규모 송전망으로 수도권과 대도시에 공급하는 현재의 중앙집중식 체계를 완화하는데 목적을 뒀다. 에너지 시스템을 혁신하고 탈탄소 사회로 대전환기에 섰다. 정부는 정책과 계획이 잘 이행되도록 지속 점검하고 지원할 방침이다. 기회의 땅에서 ‘황금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전남도의 비전이 실현될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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