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등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임의로 공금을 써도 손해를 끼쳤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으면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지혜선 부장판사는 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된 광주 광산구 한 지역주택조합의 전직 조합장 A(60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15회에 걸쳐 조합 운영비 6천만원으로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했다.

해당 상품권은 지역주택사업 관계자와 무보수로 일하는 조합 임원 등에게 지급됐다.

이와 관련된 지출은 조합 회계 장부에 ‘선물’ 또는 ‘접대비’ 명목으로 기록됐다.

수사 기관은 A씨가 상품권을 구입하고 지급까지 이어진 과정이 이사회 결의 없이 진행돼 결과적으로 조합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며 기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에게 운영비를 임의로 집행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사회가 조합 운영비의 세부 지출을 일일이 결의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백화점 상품권을 개인이 조합 사업과 무관하게 착복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판시했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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