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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신안군 안좌면을 찾았다. 안좌면 자라도와 안좌도에서 2021년 4월26일 전국 최초로 햇빛연금이 지급돼서다. 안좌도 초입 마진리에는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 기념비’가 있다. 기념비 뒷면에는 관련 조례 내용과 태양광 개발이익을 배당금으로 지급한 추진 경과가 적혀 있다. ‘햇빛연금 1번지’ 다운 랜드마크였다.
안좌면에는 2개 협동조합이 있다. 신안군에서 최초로 설립(19년 9월)된 자라도 협동조합과 네 번째로 설립(20년 9월)된 안좌도 협동조합이다. 2개 협동조합은 2021년 4월-2025년 10월까지 회원들에게 122억원의 햇빛연금(햇빛아동장학적금 포함)을 지급했다. 자라도 협동조합(회원수 321명)의 회원당 연간 햇빛연금 지급액은 최소 40만원-최대 160만원, 안좌도 협동조합(회원수 2천788명)은 최소 60만원-최대 240만원이었다.
햇빛연금은 박우량 군수가 2006년 10월 보궐선거로 당선되면서 시작됐다. 탄소중립과 신재생에너지 활용이 강조되던 시기였다. 그는 신안에 풍부한 햇빛과 바람을 지역자산으로 활용할 요량으로 “햇빛, 바람, 바닷물이 신재생에너지 시대가 오면 돈이 될 거다”(햇빛연금 투쟁기, 2025)고 말했다. 하지만 군민들은 귀담아듣지 않았다고 한다.
햇빛연금 설계는 민선 7기 때 구체화됐다. 2018년 취임 후 태양광 민원이 폭주했다. 발전사업자는 허가 요청을, 주민은 허가 반대를 요청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2018년 8월 박 군수는 발전사업자에게 허가를 내주는 대신 이익의 30%를 지역주민과 나누자는 지침을 발표했다.
2018년 10월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가 만들어졌다. 주민과 신안군이 발전소 설립 지분의 30% 이상 또는 총사업비의 4% 이상을 출자하면, 발전사업자는 순이익의 30% 이상을 주민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핵심이다. 개발이익의 주민 공유를 제도화한 전국 최초 사례였다.
햇빛연금은 순항 중이다. 2021년 4월 자라도와 안좌도에서 최초로 지급된 이후 작년 10월까지 총 317억원이 주민에게 지급됐다. 신안군 주민의 45%가 수혜자가 됐다. 햇빛연금은 인구감소를 인구증가로 전환시켰다. 2023년 179명, 2024년 136명, 2025년 3천685명이 각각 늘었다. 전입인구 증가 때문이다. 지역상품권으로 지급된 햇빛연금은 지역 내에서 재소비돼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국 인구감소지역 중 보기 드문 기적을 만들고 있다.
햇빛연금은 박 전 군수의 리더십 결과다. ‘햇빛의 주인은 발전사업자가 아닌 주민’이란 발상은 창의적이었다. 발전사업자에게 이익의 30%를 내놓게 하고, 발전을 반대하는 주민을 설득해 조합을 만들고, 이익이 주민들에게 되돌아가도록 만들어 위민적 리더십을 보여줬다. 햇빛연금 조례에 부정적인 감사원과 전남도 등의 장애물은 카리스마적 리더십으로 돌파했다. 공사비의 4%를 부담하기 힘든 협동조합에 금융권이 대출해주도록 협상한 것은 거래적 리더십의 전형이었다. 박 전 군수 리더십이 없었다면 햇빛연금은 불가능했다.
필자는 출중한 리더십을 갖춘 다선 지자체장이 많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정 지역정책을 수립해 효과를 발현시키려면 대략 10년 내외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4년 또는 8년 임기로는 불가능하다. 햇빛연금 성공의 결정적 요인은 정책추진의 연속성에 있었다. 박 전 군수가 민선 4-5기, 7-8기 군정을 맡아서 가능했다. 필자가 다선 지자체장 배출을 선호하는 이유다. 때문에 6월 지방선거에서 다선 지자체장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박우량 전 군수는 요즘 ‘햇빛연금 전도사’로 활약 중이다. 전국에 신안형 모델을 전파하고 있다. 그의 꿈은 ‘바람연금’도 착근시켜 신안군민들에게 연간 100만원 정도 기본소득을 안겨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가 향후 어떤 성과를 만들어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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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2 (금) 2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