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는 암탉이셨나 보다. 먹이를 찾아 텃밭을 갈고 다니며 새끼를 키우고 밤이면 추울세라 온몸으로 품고 부리는 반쯤이나 닳아 발가락으로 땅을 판다. 이렇게 힘이 들어도 말이 없으셨다. “등과 뼈마디가 결린다고 송아지가 우는구나” 누구에게 하는 말씀인지 혼잣말로 흘리고 밤이면 날 품고 주무시다…

아스라한 허공 어느 냉골에서 언 살에 핏줄 끌어모아 심방 키우더니 끝내 터진 양수 풀풀 쏟아내며 투박한 시슬레의 풍경 위에 산발한 이마 나부껴 각진 호흡 포갠다 내려 쌓인 산고에 발목 빠져 바들거리는 향나무 발치에서 일상을 부여안은 이들은 칙칙한 외투로 살얼음 건너는데 송이버섯 나무에 숨…

꿀벌이 꽃 속에 들어가더니 한참 동안 귀엣말 듣고 나온다. 천연 꿀 만드는 법 천연 향기 만드는 법 배우고 나온다. 나누며 베풀며 사는 법 직접 체험하고 나온다. ▲1991년 ‘아동문예’ 작품상 동시 당선 ▲동시집 : ‘비디오 판독 중’, ‘바람도 키가 큰다’ 외 ▲ 수상 : 한국아동문학상, …

날씨가 춥다. 찬 바람이 옷깃을 스치며 계절의 깊이를 고요히 일깨운다. 추위 탓인지 낯선 통증이 아릿하다. 종일 걸어도 멀쩡하던 다리가 아프다. 걸음이 느려지니 생각이 많아지고 계단 앞에 서면 시간이 잠시 멈춘다. 첫걸음을 내디딜 때면 “아-” 나도 모르게 나오는 소리. 무지근한 통증이 유달리 밀려오던 날, 병원으…

전남 바둑이 2025 KBF바둑리그에서 정상에 우뚝 섰다. 전남팀은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시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KBF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군포시를 3-2로 제압했다. 정규리그 1위팀 전남은 이로써 종합전적 2승 1패로 대망의 우승컵을 차지했다. 2025 KBF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은 남자 3명, 여자…

“현장 지도자의 열정이 광주체육 미래를 바꾼다.” 광주시체육회가 최근 광주시체육회관 중회의실에서 전문체육지도자 29명을 대상으로 ‘2025 체육지도자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제109회 전국체육대회 광주 유치, 제106회 부산 전국체전, 각종 전국규모대회 출전 등 한해 동안 체육지도자들이 일궈왔…

KBO는 지난 15일 2025년 제8차 실행위원회를 개최하고 2026 시즌부터 적용되는 KBO 리그 규정을 다음과 같이 개정했다. 경기 속도 개선과 부상자 명단 완화, 퓨처스리그 운영 효율화를 중심으로 한 변화다. ▲ 피치클락 운영 KBO 리그 피치클락 운영은 투구 간격을 현행 대비 2초 단축하여 주자 없을 시 18초, 주자 …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여 동안 우리 삶의 곳곳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정세도 복잡하지만,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며 광주·전남의 많은 일 중에 그래도 우리에게 희망과 행복을 준 일들을 뉴…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가시권에 들었다. 정치권에서도 이견이 없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내년 7월1일 출범을 목표로 주요 추진 상황과 세부 일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의 중심축으로서 지방소멸을 극복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가능한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해 필요한 사항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도 더 속도를 내야 한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사무 개시일을 당초 ‘2026년 1월1일’에서 ‘규…

대통령실 주관 ‘광주 군공항 이전 전담팀(TF) 6자 협의체’가 무안으로 군·민간공항 통합에 대해 전격 합의한 이후 광주에서 처음으로 주민 설명회가 열렸다. 광산구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국가사업을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광주시는 2023년 특별법 제정, 유치지역 1조원 지원 약속, 무안과 직접 소통을 위한 현장 중심의 노력을 소개했다. 올해 21대 대선 공약 제안을 시작으로 6자협의체 구성 후 활동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설명했다. 주지하듯 18년 만에 얽힌…

청년들의 머리에 드문드문 생기는 모발을 ‘새캄라고 지칭하는 반면 새치 양이 어느 범위를 벗어나 많이 생성되면 ‘흰머리’라고 부르게 된다. 하지만 이는 흔히 일컫는 속칭일 뿐 새치와 흰머리는 실상 의학적 동의어이다. 결혼식장에서 신랑과 신부에게 우리는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알콩달콩 잘 살라’고 덕…

겨울이 찾아오면 난방기 사용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동시에 화재 발생 위험도 역시 높아진다. 특히 난방기기에서 비롯되는 화재는 초기 연소 속도가 빠르고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난방기 화재는 대부분 기기 자체의 결함보다 사용자의 부주의에서 시작되…

우리에게 현대 추상회화는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그림으로 인식되고는 한다. 하지만 의미를 해석하기보다, 화면 위에 남은 형상 그 자체에서 비롯되는 순수한 아름다움에 몰입해보면 어떨까. 선을 긋고, 색을 반복하며, 특정 안료를 쌓아 올리는 행위. 그렇게 축적된 가장 절제된 이미지 속에서 감동과 즐거움이 오롯이…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이 나주의 한 문화공간에서 펼쳐진다. 읍성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나주작은미술관)은 내년 1월1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 특별전 ‘나주에 머물다: 기억의 풍경’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5 작은미술관 조성 및 운영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이 소장한 현대미술 작품을 지역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된 문화 프…

익명성과 개별성, 현실과 은유가 교차하는 조형언어로 동시대의 얼굴을 만들어온 백상옥 작가가 예술공간 집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예술공간 집의 기획 프로그램 ‘넛지프로젝트’ 1회에 참여했던 작가를 다시 초대해, 이후 확장돼 온 작업 세계의 흐름과 변화를 집중적으로 조망하는 자리다. 전시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