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더위에 일을 하다보면 땀이 비 오듯 흐르지만, 주민들의 격려와 응원이 무더위를 이겨내게 합니다.”

낮 기온이 36도를 육박한 13일 광주 남구 주월동 무등파크맨션.

무더운 날씨 탓인지 아파트 단지는 고요하고 한산한 모습이었다. 아파트 입구를 따라 쭉 올라가다보니, 손에 목장갑을 끼고 분리수거를 하던 장원식(66)경비원을 만나볼 수 있었다.

더운 날씨 탓에 모자 사이로 땀이 줄줄 흘렀지만 연신 일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평소에도 분리수거, 주차위반차량, 풀베기, 정원 가꾸기 등 여러 일들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몫이기에 긍정적으로 임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작업을 마친 장씨는 휴식을 취하러 경비실로 향했다. 이곳 3.3㎡(1평)남짓한 경비실은 오전 내내 햇빛을 받아 열기가 후끈했다. 더운 공기가 가득한 비좁은 경비실에 잠시 앉아 있던 장씨는 선풍기를 틀어놓았지만 이마에 흐르는 땀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장씨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근무한다. 점심·저녁시간에 1시간30분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 이외에는 별도의 휴식시간은 없다. 무더위 속 선풍기 하나에 의지한 채 하루 종일 이곳에서 상주하는 셈이다. 이 마저도 더운 공기로 인해 선풍기가 뜨거운 바람을 내뿜고 있다.

수건으로 땀을 닦던 장씨는 “6년째 경비원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더운 날씨는 처음”이라며 “그래도 일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함을 느낀다. 수입은 얼마 되지 않지만, 손주들에게 과자를 사줄 생각에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이제 나이를 먹다보니 어깨통증이 점점 심해져 병원을 다니고 있는 중이다”며 “가벼운 물건은 괜찮지만, 조금만 무거워도 몸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많아 물리치료를 받지 않고서는 견디기 어려울 때도 가끔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장씨는 아픈 몸으로도 격려해주는 주민들이 있어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장씨는 “현재 내가 이렇게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주민들 때문이다”며 “경비원은 주민들에게 친절과 봉사를 하는 직업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단지 내 청결이 생명이다. 항상 깨끗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속히 내가 할일을 하면 된다”며 “주민들이 ‘고생하십니다’라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줄 때마다 무더위 따위는 쉽게 이겨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수 기자 kds6400@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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