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풍암호수공원이 녹조와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수질 개선사업은 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본보 9월25일자 7면)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민간공원 특례사업과 연계해 수질을 개선하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어 주목된다.

25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서구는 지난 23일 ‘제4차 풍암호수 수질 개선 기획단(TF) 회의’를 열고 수질 개선과 관련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논의했다.

TF는 호수 수위를 4ｍ에서 2ｍ 이하로 낮추고, 담수량은 44만9천t에서 12만5천t으로 축소하면 하루에 250t의 맑은 물을 끌어오는 것만으로 연중 3급수의 수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때 사용되는 맑은 물로는 공항역 지하수나 호수 주변 관정들, 염주체육관 수영장 유출수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풍암호수는 농업용 저수지여서 수위와 담수량을 일정 기준 아래로 축소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 광주시와 서구는 민간공원 특례사업과 연계해 해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풍암호수가 민간공원 특례사업인 중앙공원1지구에 포함된 만큼 사업자에게 풍암호수를 매입하도록 해 농업용 저수지에서 공원용 저수지로 용도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용도를 바꿔 공원용 저수지가 된다면 수위와 담수량을 조절할 수 있는 만큼, 맑은 물을 적게 투입하는 등 비용을 줄이면서 수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풍암호수를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경작지 88㏊의 경우 주변 하천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시설을 설치하는 대안도 마련됐다.

다만 풍암호수 매도·매입과 관련해 한국농어촌공사와 사업자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 측은 입장을 정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용섭 광주시장은 최근 풍암호수 경관 조성 등을 묻는 시정질의에 “중앙공원 특례사업을 통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풍암호수를 매입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풍암호수는 1951년 농업용 저수지로 준공됐지만, 주변이 개발되면서 도심 속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해마다 녹조와 악취 등이 계속되며 민원이 제기됐다.

물 순환장치를 설치하거나 수질 정화 식물 식재 등 소규모 수질 정화 장치를 설치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깨끗한 물이 유입되지 않아 근본적으로 수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인공적으로 깨끗한 물을 끌어오자는 아이디어도 나왔지만, 비용 문제로 실행되지 못했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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