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역대급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가뭄에 대한 대비에도 나서야 할 것 같다. 최근 한달 간 누적 강수량이 평년 295㎜의 70%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6.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편차다. 기상청은 예년보다 늦은 지각 장마가 끝난 후 본격 더위가 시작된 데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습하고 더운 기단이 정체돼 있는 상황으로 태풍과 소나기 등이 뜸한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했다. 호우 기간인 장마철에도 예년보다 적은 비가 내려서 걱정을 더하게 됐다.

당장에 농작물 피해가 우려된다. 실제로 모두 53곳 저수지를 관리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광주지사의 평균 저수율은 6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지 등 수혜 구역은 모두 4천300㏊에 달하는데 현재는 유지 수준에 이르고 있으나 30% 이하로 떨어지면 인근 하천의 물을 끌어와야 한다. 이대로라면 주의단계로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뭄에 따른 농업용수 부족이 현실화하면서 당장 농가의 민원도 제기되고 있다.

수돗물의 안정적 공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광주시는 긴급 대책에 돌입했다. 여름철인 7-9월 사용량 폭증에 대비해 덕남정수장 생산량을 전월보다 2만㎥/일 증산하고 운암동, 신창동 일원에 대한 급수공급을 용연정수장에서 덕남정수장 계통으로 조정했다. 더불어 고지대 출수불량지역의 수압을 수시 점검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하루 최대 소비량이 2018년 57만㎥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세지만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정수장 시설물과 배급수관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기상 관측 이래 세 번째로 짧은 장마 뒤 연일 35도 안팎의 이례적인 무더위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가뭄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것이다. 위기대응능력을 제고하고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겠다. 올해처럼 이상기후에 고통받는 적이 없었으며, 또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자연재난이 불가항력이라지만 철저하게 맞선다면 피해를 얼마든 최소화하게 된다.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