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부터 시행된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으로 구내매점과 학교 주변 200m구역 내에서 정크푸드 판매가 금지됐지만 6일 광주시내 한 초등학교 앞 상점에서 아이들이 슬러시를 사먹고 있다. /김애리기자 kki@kjdaily.com

'어린이식생활관리법' 시행 2주째, 학교 앞 가보니…
기준 없어 혼선…'우수판매업소'만 단속 실효성 의문
　
　"정크푸드는 뭐고 특별법은 또 뭐죠?"
　정부가 지난 달 22일부터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 및 신체 발달을 저해하는 정크푸드(고열량·저영양 식품) 판매를 제한하는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의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규제 대상이 자발적인 참여업체로 한정 된데다 학교 앞 영세 분식점 등은 아예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아 혼란을 겪고 있다.
　3일 오후 1시 20분께 광주 서구 A 초등학교 앞.
　인근 문구점에는 햄, 아폴로, 슬러시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식품들이 진열대에 전시돼 있었다. 아이들은 주로 100-200원을 건네고 시중에 유통되는 유명 회사 제품의 이름이나 디자인을 모방해 만든 제품과 아예 유통기한 표시도 없는 제품을 사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 문구점에서 젤리 종류의 과자를 사먹은 김서영(8·초등 2)양은 "값도 싸고 맛있어 친구들과 자주 사먹는다"며 "슈퍼에서 파는 과자는 대부분 700원을 넘지만 학교 앞 가게에서는 1천원만 있으면 여러가지 과자를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문구점 주인은 "정크푸드에 대해 듣긴 했지만 판매 금지 식품 등이 담긴 안내문은 받아 보지 못했다"며 "어떤 음식을 팔 수 없는지에 대해 정확히 얘기해주지도 않고 법만 시행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불평했다.
　이렇듯 법은 시행됐지만 정크푸드의 기준과 해당 식품 목록이 아직 마련되지 않으면서 시중에는 여전히 불량식품들이 판매되는 등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정크푸드 판매제한을 학교 앞 반경 200m 이내인 '그린존' 내 자율 참여업소로 제한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수판매업소로 지정되지 않은 일반업소에서 정크푸드를 판매하더라도 이를 제재할 법적 규제가 없기 때문에 속빈강정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그린존내에서 자발적으로 '정크푸드'를 판매하지 않는 업체는 '우수판매업소'로 인증하고 홍보표시 부착·시설 개·보수 비용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4월중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기준 고시가 마련되면 정크푸드 판매 업소에 대한 단속과 함께 우수판매업소에 대해서는 지정표지판을 제작·설치해 시민들에게 홍보할 방침이다"며 "학교 인근 상점들의 위생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도·단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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