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6(토)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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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가 지난 2009년 4월부터 매주 월요일 기획·보도해 온 ‘아름다운 사회 함께 만들어요’ 미담시리즈를 새해부터 연중캠페인으로 이어간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각박해진 우리사회의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라고 판단, 새해에도 음지에서 나눔의 아름다움을 실천하는 이웃들의 정겨운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삭막해져 가는 우리사회에 칭찬과 격려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시작한 미담시리즈는 2009년 28회, 지난해 22회를 연재해왔으며 이달부터 51회째 주인공을 찾아 소개한다. 취재는 광주·전남 개인, 단체로 나눔을 실천하는 훈훈한 삶의 현장과 사연을 소개, 감동과 함께 더불어사는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에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제보(650-2043·firepen@kjdaily.com)를 기대하고 있다./편집자주
나눔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청소업무를 하며 길에서 주은 동전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광주 서구 환경미화원 장정기(55)씨와 신호영(53)씨. 거리에 버려진 채 잊혀질 동전들을 정성스레 모아 수재민 돕기와 사회복지시설 등에 기탁하는 이들의 마음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누구도 줍지 않는 동전을 모은 것뿐이에요. 액수가 많지 않아 오히려 부끄럽내요”라고 말하는 이들은 환경미화원 입사 동기다. 회사 동료이자 늘 함께해온 단짝친구이기도 한 장씨와 한씨가 동전을 모으기 시작한건 지난 1998년. 당시 상무지구 일대에서 거리를 청소하던 중 누군가 ‘고사’를 지낸 뒤 남기고 간 100원짜리 동전들을 줍고부터다.
장씨는 “동전을 줍고 청소를 하는데, 그날따라 버려진 동전이 계속 눈에 띄더군요. 신씨와 ‘우리 한번 좋은 일에 사용해보자’며 뜻을 모은 것이 여기까지 왔네요”하며 웃어보였다.
이들이 한번 거리를 청소하고 나면 모아지는 동전은 5천원도 채 안되지만, 빨간색 돼지저금통에 차곡차곡 담아놓을 때는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 된다. 현재 이들이 가지고 있는 돼지저금통은 2개. 사람 얼굴 크기의 저금통에 절반 정도 채워진 동전 중 가끔 500원짜리도 섞여 있지만 대부분 10원짜리와 100원짜리다. 동전은 주로 버스나 택시 승강장 주변에서 주운 것으로,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3-4년 정도 모으면 저금통에 가득 채워진다.
“13년여 동안 동전을 모았지만, 저금통을 채운 것은 2번밖에 없어요”라고 말한 정씨와 신씨는 지난 2003년 9월 태풍매미에 피해를 받은 이재민들을 위해 써달라며 7만9천101원을 기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씨는 “그동안 한푼 두푼 모아온 동전을 어디에 쓸까 고민하다 하루아침에 농작물과 양식장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을 위해 내놨어요. 그것이 첫 번째 기탁이죠”라고 말했다.
이어 “5년 전께 17만원상당 모아진 저금통을 통째로 남원에 있는 불우이웃 가정에 전달한 적이 있다”면서 “그 가정엔 할아버지와 손자 2명이 생활하고 있었는데, 며칠이 지나니깐 가족사진과 함께 ‘감사하다’는 편지가 왔죠. 되레 저희가 감동받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의 꿈은 광주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모든 환경미화원들이 ‘동전 모으기’에 동참하는 것이다. 이들의 사랑과 나눔 정신이 전파돼 조그마한 성과도 이뤄냈다. 서구 양동 환경미화원집합소에 동전을 담을 수 있는 커다란 통이 놓여진 것.
장씨는 “1월1일 새해부터 통이 놓여져, 미화원들이 들어오면 그곳에 동전을 모아놓고 있어요. 그 모습만 보면 매우 행복하죠”라며 “그냥 지나쳤다면 거리에 버려져 있을 동전이지만, 누군가 주워 의미 있게 사용한다면 희망이 되지요”라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미담제보=062-650-2043·firepen@kjdaily.com
/송일호 기자 ilho@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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