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김치 최고” 제18회 세계김치문화축제가 지난 15일 광주 북구 중외공원 일원에서 개막한 가운데 한 김치판매 부스에서 업체 관계자가 갓 버무린 배추김치를 들어보이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Say Kimchi~ 천년의 맛, 세계인과 함께!'를 주제로 한 이번 김치문화축제는 오는 19일까지 5일간 열린다./김기식 기자 pj21@kjdaily.com

서울 등 수도권에서 유명한 식당들을 보면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상당수 식당의 주인이나 주방장, 찬모가 전라도 사람이라는 점이다.
이는 한식의 기본인 김치와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전라도 김치’가 대한민국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으로볼 수 있어서다.


김치는 각 지역마다 재료나 만드는 방법 등이 모두 다르다. 하지만 ‘전라도 김치’의 맛은 어느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단연 최고다. 프랑스 사람들에게 와인은 한국 사람들이 김치를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다. 와인이 그들에게 요리의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게 하는 도구이듯, 김치 역시 한국 사람들의 밥상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김치 중에서도 ‘전라도 김치’는 그야 말로 명품이다. 다양한 젓갈을 사용해 독특한 향과 맛을 지니고 있어 다른 지역 김치들과 확연하게 차별화된다.

◇김치의 유래와 역사
김치는 채소를 주재료로 이용해 발효시킨 고유의 전통 발효식품이다. 독특한 향미를 지니고 있으며 주재료와 부재료 및 양념 등 첨가하는 원료나 발효 조건이나 방법에 따라 다양한 맛을 갖는다. 소금을 사용해 절이고 양념을 해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유산균이 생장하고 유기산이나 비타민 등을 생성한다. 재료가 갖고 있는 매운맛, 짠맛에 신맛과 단맛, 감칠맛 등이 어우러져 색깔, 맛, 향 등 오감을 만족하게 하는 저열량 채소 발효식품이다.
중국의 시경에 오이를 이용한 절임을 저(菹)라고 한 것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는 고려시대 고려사의 종묘제사에 저(菹)가 있고 김치무리를 지(漬)라고 했다. 김치를 일컫는 용어로 한자표기는 혜(醯), 저(菹), 침채(沈菜), 지(漬)이며 한글로는 딤채, 김치, 지이다. 침채에서 팀채→딤채→김채라는 변화과정을 거쳐 김치로 됐다는 게 정설이다.
고구려민이 발효식품을 잘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삼국지 위지동전(三國志 魏地東傳)에 있으며, 일본문헌인 정창원고문서(正倉院古文書)에 수수보리저(須須保里菹) 즉 김치무리가 일본에 전달됐다는 기록이 있다. 통일신라시대의 기록인 삼국사기(三國史記) 신문왕 편에 혜(醯·김치무리)라는 용어가 나왔다. 신라 성덕왕 때 설치됐다는 돌로 만든 독이 속리산 법주사경내 현존하는데 김장독으로 사용됐던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젓갈 전라도 김치
‘전라도 김치’ 등 지역별로 김치 맛이 차이가 나는 것은 우선 소금 사용량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이북 지방은 기온이 낮아 소금 간을 싱겁게 하고 양념을 적게 넣어 맛이 담백하고 넉넉하고 맑은 국물이 있는 게 특징이다. 반면 전라도 김치는 소금과 젓국을 많이 사용해 짠맛이 나는 것이 특징. 양념으로는 마늘, 고춧가루, 생강 등을 많이 쓰고 찹쌀풀을 섞어 담기 때문에 발효할 때 나는 군내가 사라져 맛이 좋다.
이어 김치의 지역성을 나타내는 요소는 바로 젓갈이다. 북쪽 지방에서는 조기젓, 새우젓을 많이 쓰고 중부 지방은 새우젓, 조기젓, 황석어젓을, 전라도에서는 멸치젓이나 갈치속젓을 주로 쓴다.
바로 전라도 김치의 비밀은 젓갈로 볼 수 있다. 전라도 김치는 다른 지역의 김치보다 젓갈 사용량이 많은 게 특징이다. 멸치젓과 조기젓, 밴댕이젓, 병어젓 등 다양한 젓갈을 사용, 독특한 향과 맛을 지니고 있다.
이와 함께 김치는 주재료로 무엇을 사용하는가에 따라서도 분류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배추와 무, 오이, 총각무, 파 등을 많이 사용하지만 그 밖의 다른 재료들도 다양하게 활용한다. 배추김치 33종, 무김치 36종, 열무김치 3종, 총각무김치 3종, 오이김치 7종, 파김치 6종, 해조류김치 3종, 어패류 및 육류김치 10종, 기타 재료 김치 84종 등으로 총 187종이다.
조리법에 따라 크게 김치류, 깍두기류, 동치미류, 섞박지류, 보쌈김치류, 소박이류, 겉절이류, 생채류, 식해류 등이다.
전라도는 풍부한 해산물과 여러 채소, 산나물이 생산돼 김치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기온이 높아 김치가 변질되지 않도록 젓갈과 고춧가루를 많이 넣는다. 고춧가루는 빛깔이 곱고 진한데 홍고추를 분마기에 갈고 젓갈을 넉넉히 넣어 쓰거나 마른 고추를 불렸다가 적당히 갈아 사용한다.
젓갈은 멸치젓, 조기젓, 새우젓 등을 많이 쓰며 양념재료로 여러 가지 해산물을 넣는다. 김치를 쉬 익지 않게 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기 위해 찹쌀풀을 사용하며 멸치국물을 우려 김칫국물로 쓰기도 한다. 전라도 김치의 대표 종류로 배추포기김치, 갓쌈지, 고들빼기김치, 검들김치, 전라반지, 양파김치, 나주동치미, 굴깍두기, 해남갓김치 등이 있다.

돌산갓김치 조기젓 알타리무김치 새우젓

◇전라도 김치 세계화 이끈다
광주시는 전라도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매년 김치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15일 개막한 제18회 세계김치문화축제는 19일까지 중외공원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행사는 ‘Say Kimchi… 천년의 맛, 세계인과 함께!’를 주제로 전시, 경연, 아카데미 등 총 57종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 김치축제는 ‘김치세계화’를 지향하면서 ‘나눔의 축제’ 그리고 ‘시민참여 축제’를 표방하고 있다. 전세계 36개국 80여개 도시 5만2천㎞를 400여일간 횡단하는 ‘김치버스’ 출정식을 갖고 김치 오감박물관에서는 김치와 연관되는 다양한 국내외 컨텐츠를 강화했다. 청년 요리사 3명이 축제기간에 행사장 내에 마련된 ‘김치오감박물관’에서 직접 개발한 김치 퓨전 요리도 만날 수 있다.
또한 광주 남구 임암동에 위치한 광주김치타운도 전라도 김치 홍보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광주김치타운은 김치의 역사, 유물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김치박물관, 위해요소가 전혀 없는 최첨단 김치 HACCP 공장, 김치체험장, 전시 판매장 등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광주김치 공동브랜드인 ‘감칠배기’도 전라도 김치 대중화에 큰 몫을 하고 있다. 감칠배기는 ‘감칠나다’와 ‘배기’가 결합돼 만들어진 말이다. 전라도 민요 육자배기와 같이 맛이 배어서 감칠맛 나는 전라도 전통김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특히 광주시의 지원으로 광주 최고의 김치업계(대통령상 수상 최고의 김치 명인)가 참여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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