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과 관련, 설마 했던 일이 사실로 밝혀졌다.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시행된 나주 옥정지구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에 불법과 비리가 개입됐으며 내부적으로 곪다가 끝내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

광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박석재)는 1일 회사의 불법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해 1억원을 뜯어낸 혐의(공갈)로 나주 옥정지구 리모델링 사업을 한 A건설 전 공사부장 김모(55)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A건설 대표인 오모씨에게 “영산강 살리기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된 진흙(오니·汚泥)을 무단 반출한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협박한 부분은 공사업체가 하천 오니를 재활용하려면 양질의 토사를 섞어 탁도와 탈수처리 공정을 거쳐 적당량을 배출해야 하는데 A업체가 이런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A사는 옥정지구 사업을 하면서 40억원의 공사비를 챙긴바 있다.

이 사건과 관련 광주지검은 불법이나 부실시공 과정에서 관계공무원의 묵인이나 결탁, 직무유기 등이 있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나주 옥정지구 농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보상요구 뿐만 아니라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관계 공무원에 대한 책임 추궁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나주 옥정지구는 산성토양에다 염해까지 겹쳐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농사를 망쳤다. 특히 올해는 벼 이삭이 제대로 여물지 마르는 등 백수현상까지 나타나는 등 수확량 감소가 클 전망이다.

나주농업기술센터가 올초 토양성분을 검사한 결과 수소이온농도인 pH가 4에 불과하고 염도가 4.1-10.2dS/m(기준치1.56ds/m)에 이르는 등 사실상 농사가 불가능한 곳으로 변했다.

공사를 시행한 한국농어촌공사 나주지사는 소석회를 뿌리는 등 토양 중화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해당 농경지에 투입된 매립량이 무려 66만㎥에 달하는 등 어려움이 크다.

지역 농민 박모(63)씨는 “땅은 죽어가는데 그동안 책임지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더니 결국은 진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고 말했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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