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6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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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수습도 안 됐는데 장례비부터 가져가라니…”
●유족들 표정

병원측 관계자 책임 회피성 행동에 분노·의문점 제기
사고 후 병원 도착 지연…직원들간 말맞추기 의혹도

  • 입력날짜 : 2014. 05.28. 20:29
항의하는 가족
28일 오전 장성군 삼계면 효사랑요양병원에서 한 가족이 병원 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사죄합니다”
28일 오전 화재로 21명의 사망자를 낸 장성군 삼계면 효사랑요양병원 이사문 이사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2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장성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의 화재 소식을 접한 유가족들은 전국 각지에서 이날 오전 병원으로 일제히 모였다. 그러나 병원측의 불성실한 태도와 직원들의 말맞추기 의혹 등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례비 500만원을 가져가라”

이날 오전 장성 효사랑나눔실천요양병원에 모인 유가족들은 격앙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가족을 잃은 비탄에 잠길 여유도 없이, 병원측이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발언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화재로 숨진 이모(73)씨 아들이라고 밝힌 이광운(45)씨는 “새벽에 장성에 있는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났고, 인명피해가 크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넷 구글지도를 통해 검색해 보니 아버지가 있는 병원이었다”며 “장시간에 걸쳐 장성에 왔더니 병원측에서 유가족들한테 장례비 500만원을 원하시는 분 있으면 가져가라는 말을 듣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요양병원 관계자는 “이런 제안을 한 것 맞지만, 지금은 다들 원하지 않으셔서 다시 제안을 걷어들였다”고 말했다.

◇직원끼리 말맞추기 의혹

80대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은 병원측의 사고 후 초등대처에 대해 석연찮은 의혹을 제기했다. 사고 발생시간이 28일 자정 27분께인데, 광주 수완병원까지 2시간 이상 걸렸다는 것. 장성에서 광주까지 30분이면 갈 거리인데, 너무 시간이 오래걸렸다는 점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들은 “사고 후 전 직원이 환자들을 앞 마당에 매트리스를 깔아 심폐소생술(CPR)을 했고, 구급차가 온 대로 협약병원으로 옮겼다”고 답변했다. 또 한 유가족은 이날 새벽 4시17분, 21분께 병원에 연락했더니, 병원측 간호사가 방화로 인해 아버지가 숨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통화내역을 공개했다.

이에 이 유가족은 “아직 사고가 수습되지 않았는 데, 어떻게 이 시간대에 방화로 화재가 났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데, 내 상식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내 전화에 통화내역이 있으니 확인해보면 병원측에서 책임을 회피하려고 얼마나 말맞추기를 했는 지 알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편하게 모실 거라 생각했는데”

“편안하게 잘 계실 것으로 생각했는데 홀로 힘들어하시다가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믿기 힘듭니다.” 사망자 6명의 시신이 안치된 보훈병원은 소식을 듣고 멀리서 찾아온 가족들의 비통함으로 가득했다. 유족들은 응급실 한 쪽에 마련된 안치실에서 하얀 천으로 가려진 시신을 확인하고 오열했다.

화재로 숨진 A(78)씨의 아들은 광주보훈병원에 모셔진 아버지의 시신을 확인하고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병원을 찾아 아버지의 시신을 확인하고는 애끓는 심경을 드러냈다.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잘 모시기 위해 요양병원을 찾았는데 홀로 변을 당했다는 생각에 불효자라며 애통해했다.

연기를 흡입해 중태에 빠진 송모(58)씨는 보훈병원에서 광주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직계 가족도 없고 유일한 가족인 여동생마저 연락이 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0명이 넘는 환자에 간호조무사 달랑 한 명(?)

병원 관계자들이 밝힌 사고난 층에 근무한 간호인력은 2명. 하지만 평소 문병을 자주 오는 한 유가족은 “간호조무사 한 명씩 3교대로 하면서 힘들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며 “이날도 지상 2층에 2명 있었다고 하지만, 실상 이날 숨진 간호조무사 한 명이 근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숨진 간호조무사가 사고 현장으로 들어가는 철제문에 비밀번호를 유일하게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유가족은 “엘레베이터를 타고 지상 2층에 올라가면 비밀번호를 눌러야 들어갈 수 있는 철제문이 있다. 이 철제문 비밀번호를 숨진 간호조무사만 알고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병원측에 책임을 추궁했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장성=김문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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