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2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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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채은옥…위안부 할머니 ‘슬픈 가슴’ 적시다
재능기부 차원, 헌정음반 ‘아프다’ 발매 화제
“시간 흘러도 그날의 아픔 잊지 않기를” 염원
최근 광주 장동에 ‘라디오다이닝’ 오픈 관심

  • 입력날짜 : 2015. 09.01. 19:43
가수 채은옥씨가 최근 광주 동구 장동 인근에 문을 연 문화공간 ‘라디오다이닝’ 내부(위)와 소규모 갤러리(아래).
“제 노래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과 슬픔을 기억하는 곡으로 남길 바랍니다.”

지난 1970-80년대 ‘빗물’로 이름을 날린 가수 채은옥씨가 최근 광주에 둥지를 튼 데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헌정음반을 발매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먼저 앨범 곡의 제목은 ‘아프다’로, 작곡을 한 프린(Prin·본명 강정득), 작사를 맡은 패션디자이너인 하용수, 노래를 부른 채씨까지 모두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수익금은 모두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기금으로 쓰이게 된다.

“처음에 노래를 불러달라는 제안을 받자마자 정말 좋은 의도라서 욕심이 나더라고요. 하용수씨가 제게 보내온 가사를 읽는데 위안부 할머니들의 슬픈 마음이 구구절절 느껴지는 거예요. 또,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다룬 연극 ‘봉선화’를 본 후라서인지 제 마음속으로 더 와 닿았어요.”

채씨는 지인의 소개로 지난해 5월8일 어버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연극을 봤다.

당시 공연차 세종문화회관을 갔던 채씨는 우연한 기회에 위안부 할머니들과 연극 ‘봉선화’를 보게 됐고, 그 동안 잊고 지냈던 위안부 문제를 상기시킴과 동시에 벅찬 감동을 받게 됐다.

연극 봉선화는 원작이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로, 당시 일본군에게 끌려가 위안부로 살아가야만 했던 소녀들과 여자들의 아픈 이야기를 그려낸 내용을 담고 있다.

연극이 끝난 후 패션디자이너 하씨가 연극 봉선화의 김혜련 단장과 만난 식사자리에서 “연극 뿐 아니라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헌정음반을 만드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수화 강사인 작곡가 프린(Prin) 선생님이 곡을 맡게 되고, 하용수 선생님이 그 식사자리에서 바로 가사를 적어 내려가셨다고 해요. 그 후에는 슬픈 가사들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애절한 목소리를 찾아 헤맸다고 하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제가 선정이 됐고요.”

채씨는 ‘그날에 그 흔적들은 자취 없이 사라졌지만 허공을 헤매는 메아리가 아프다’로 시작하는 ‘아프다’라는 곡의 녹음을 지난 6월에 모두 마쳤다. 노래는 이미 완성된 상태고, 다음달 초께는 유튜브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뮤직비디오를 게재할 예정이다.

인터넷을 통해 이 같은 헌정음반이 발매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뉴욕 한인 타운 등지에서도 채씨에게 많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이런 채씨가 현재는 문화중심도시 광주에 둥지를 틀고 머무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업을 하는 동생과 함께 광주에 내려오게 돼, 최근 동구 장동 인근에 ‘라디오다이닝’이란 채씨만의 작은 문화공간을 차렸다. 이 공간에서는 앞으로 소규모의 음악공연도 펼쳐지고, 광주 출신 미술·사진작가들의 갤러리로 활용될 전망이다.

“20여년 전 한참 활동할 당시에 공연을 하러 광주에 몇 번 와보긴 했지만 이렇게 오래도록 머무른 것은 처음이에요. 5·18 민주화운동도 그렇고, 광주는 아픔을 지닌 공간이잖아요.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정도 많고 지내면 지낼수록 정말 살기 좋은 도시인 것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곧 시민에게 일부 개방하는 아시아문화전당도 기대가 돼요.”

‘아프다’라는 곡의 녹음을 마치고 채씨는 음반작업을 함께 했던 관계자들과 함께 경기도 퇴촌의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도 다녀왔다.

“지금부터라도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다 잊혀져버릴 것이 정말 두렵습니다. 일본 정부에서 70년이 지난 지금도 역사왜곡을 하고 있어 이 할머니들의 한을 어떻게 풀어드릴까 고민입니다. 할머니들이 거의 다 돌아가시고 몇 분 안 남은 현 시점에, 제 노래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는 곡으로 남길 바랍니다.”

‘아프다’라는 곡과 더불어, 채씨는 새 음반을 발매해 본격적인 음악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신곡과 리메이크 곡까지 모두 9곡이 담겨있는 이 음반은 올해 말에 만날 수 있게 된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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