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귀종인 붉은박쥐(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가 전남지역에서 대규모 서식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8일 영산강유역환경청(이하 영산강청)에 따르면 지난 2월 한달간 전문기관과 합동으로 함평·무안·신안지역 30개 동굴에 대해 붉은박쥐 서식실태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25개 동굴에서 붉은박쥐 284개체를 비롯해 관박쥐 598개체, 대륙쇠큰수염박쥐 3개체, 큰발윗수염박쥐 2개체, 검은집박쥐 1개체 등 박쥐류 총 888개체가 확인됐다.

그동안 서식이 확인된 함평 붉은박쥐 서식지 생태·경관보전지역 101개체 외 무안·신안지역 6개 동굴에서도 붉은박쥐 183개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붉은박쥐는 털, 날개막, 귀가 선명한 오렌지색을 띠고 있어 일명 황금박쥐로 불리며 전라도·충청도·경기 북부 일부지역에서만 드물게 서식하는 희귀종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천연기념물 제452호로 지정됐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붉은박쥐는 전국 500여개체(추정)의 약 57%인 284개체가 확인됐으며, 대륙쇠큰수염박쥐는 광주·전남·제주지역에서는 처음 발견됐다.

또 그동안 서식이 확인된 함평 붉은박쥐 서식지 생태·경관보전지역 101개체 이외에도 무안·신안지역 6개 동굴에서 붉은박쥐 183개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다 2015년 무안지역 한 동굴에서 서식 중인 붉은박쥐 30개체에 가락지를 부착해 추적한 결과 29개체가 확인되는 등 귀소율이 약 97%인 것으로 나타났다.

붉은박쥐는 생태특성상 동굴의 길이가 길고 고온·다습한 동굴에서 집단 동면을 하고 있으며, 활동기에는 대나무, 살림,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서식처는 아직까지 알려진 바 없다. 관박쥐는 붉은박쥐보다 저온·저습한 동굴에서도 다양하게 동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산강청 관계자는 “붉은박쥐 번식지, 먹이 자원 및 주변 동·식물상 추가 조사 등을 통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붉은박쥐 생태적 특성을 최대한 파악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주요 서식지에 대해 보호시설을 설치하는 등 붉은박쥐 서식지 보호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오는 5월에는 붉은박쥐 활동기 서식처 및 주변 동·식물상 조사와 함께 국립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의 협조를 얻어 초음파를 이용한 서식처 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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