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사 고시원과 같은 형태로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는 룸카페의 모습.

친구나 연인끼리 영화를 보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광주 도심 속 ‘룸카페’가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이용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밀실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룸카페’의 경우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청소년 출입이 자유로운 반면, 일부 밀폐된 구조의 특성상 내부 상황을 전혀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 2013년 8월 청소년들의 탈선의 장소로 문제가 됐던 ‘멀티방(노래·영화·게임 등을 함께할 수 있는 시설)’ 등이 미성년자 출입제한 업소로 지정되면서 ‘룸카페’로 많은 청소년들이 몰려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21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 소재 A룸카페. 간판에 ‘일반음식점’이라는 문구가 ‘전 연령,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었다.

카페 내부로 들어가니 23개의 방마다 문이 굳게 닫혀 있어 누가 이곳에 있는지를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이때 교복을 입은 채 룸카페를 찾은 청소년들이 과자와 음료를 챙겨 방안에 들어갔지만 이들이 방안에서 무얼 하는지 전혀 짐작할 수도 없었다.

이곳은 1인당 기본요금(성인 7천500원·청소년 6천500원)만 내면 시간 무제한, 음료나 과자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단, 대기 손님이 있을 경우 이용시간이 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3-4평 남짓 되는 룸에는 TV와 테이블, 푹신푹신한 매트가 바닥 전체에 깔려있었고 방문을 닫자 외·내부가 차단됐다. 방문마다 일부 유리가 부착돼 있었지만 100%불투명 소재여서 이곳을 통해서도 내부 사정을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

문제는 룸카페가 이처럼 밀폐된 구조다 보니, 연인들의 애정행각은 물론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곳 룸카페 알바생은 “주로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찾고 있다”며 “다만 술을 마신다거나 흡연을 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룸카페’의 경우 흡연이나 음주 등의 탈선행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어 사뭇 대조를 이뤘다.

고등학생 A(19)군은 “친구들과 함께 룸카페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다”며 “술뿐만 아니라 여자친구와 스킨쉽을 할 때 자주 이용한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할 지자체는 단속하기는 커녕 관내 ‘룸카페’의 현황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구 관계자는 “룸카페의 경우 대부분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어 청소년 출입 제한도 없는데다 건축법이나 식품위생법상 위반이 아니면 단속 또한 어렵다”면서 “다만 청소년 탈선이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경찰과 합동 단속을 벌이겠다”고 언급했다.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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