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대립으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흑산공항 건설 여부를 결정짓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가 해를 넘길 전망이다. 흑산공항 건설 사업시행자인 서울지방항공청의 환경성·안전성·경제성 등 쟁점사안에 대한 보완이 수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쟁점사안을 보완한 후 심의가 열리더라도 찬반 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다음 심의위원회에서 건설 여부가 결정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해 흑산공항 장기 표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초 내년 착공 목표였던 흑산공항 건설 계획에 대한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전남도와 서울지방항공청에 따르면 흑산공항 건설 사업시행자인 서울지방항공청은 사업계획서 재보완에 들어갔다. 재보완할 내용에는 건설을 반대하는 측에서 줄곧 주장하는 환경생태습지, 경제적타당성(B/C), 안전성 등에 대한 현지조사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조사는 조사위원 구성부터 최소 수개월이 걸린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서울지방항공청의 입장이다.

결국 서울항공청이 재보완이 완료된 사업계획서를 환경부에 제출하면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는 빨라야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흑산공항 건설 여부에 대한 변수로 최근 내정된 조명래 환경부장관 후보가 떠오르고 있다.

환경시민운동 활동을 해 온 조 후보는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 등 개발우선주의를 비판하면서 김은경 전 장관과 같이 ‘환경보존’을 강조해 온 인물이다.

이 때문에 흑산공항 건설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더욱 견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대학에서 도시계획을 가르치는 등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중립적인 시각을 갖춰 일방적으로 한 쪽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적다는 시각도 있다.

흑산공항은 오는 25일 환경부 국정감사 테이블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관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의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건설에 대한 찬반 입장이 엇갈려 설전이 예상된다. 원래 10일 예정이었던 환경부 국감은 조명래 환경부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로 25일로 연기된 상태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난 심의위원회에서 쟁점이었던 환경, 안전, 경제 등 분야에서 서울지방항공청이 사업계획서를 보완해 환경부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심의위원회에서는 공항 건설에 대한 균형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대승적으로 판단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흑산공항은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의 흑산도에 1천833억원의 국비를 투입해 정원 50석 안팎의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1천160m 길이의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등을 구비한 소규모 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재 흑산공항 건설 여부를 결정짓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는 서울지방항공청의 사업계획서 보완 요청으로 중단된 상태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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