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창 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장

코로나19로 인한 지역산업 붕괴로 지역인구의 이탈이 가속화 되고 있다. 특히 산업기반이 약한 농촌위주의 인구감소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큰 걱정이다.

올 3월말 전남의 주민등록 인구현황을 보면 1월부터 3월까지 총 인구는 184만4천명으로 6천700여명이 감소해 전년과 비슷한 감소폭을 보였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유소년 인구는 21만418명으로 2.6% 감소, 생산가능인구는 121만6천196명으로 1.62% 감소했고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5% 늘었다.

더욱이 작년과 비교하면 산업동력기반이 약한 농업중심의 곡성(-2.4%), 구례(-2.1%), 장흥(-2.8%) 등의 인구감소가 두드러지고 있어 인구소멸예방 대책과 지역 기반산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러한 위기를 수도권의 공공기관 및 산업인프라 유치를 통해 해결코자 하였고 정부에서는 작년까지 176개 공공기관을 각 시도의 혁신도시에 이전함으로써 화답했다.

전남도에서도 2013년부터 2019년까지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4), 한국농어촌공사 등 농생명(5), 우정사업정보센터 등 정보통신(4),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문화예술분야(2),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등 총 16개 기관을 이전 하는 등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

또한 2019년에는 한전공대, 올해는 한국섬진흥원 유치가 확정되는 등의 성과를 거뒀고 이를 바탕으로 42개의 공공기관 유치를 앞으로 계획 중이다.

하지만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절실히 필요한 지역과는 별개로 공공기관 유치가 이뤄지다 보니, 전남 내에서도 지역 간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다. 구례군만 보더라도 섬진강어류생태관 외의 도 산하 공공기관은 찾아볼 수 없다.

물론 특정 공공기관 등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재정능력, 수요기업, 산학연 집적도 등을 판단해 산업인프라가 완비된 곳을 선택해하는 것이 경제적일 수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논리는 정부출연기관 및 공기업 이전뿐만 아니라 4세대 원형 방사광 가속기, 이차전지 소재·부품 시험평가센터 유치 등에서 연이어 우리 도가 고배를 마셨을 때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지금 전남도에서는 국가공모사업 평가기준에서 ‘균형발전’ 요소를 필수항목으로 반영하도록 제도개선을 건의하고 있지만 그전에 도내의 지역균형 발전도 고민해야 한다.

작년 도의회에서는 도내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한 ‘균형발전지표 조례’를 필자의 대표발의로 제정했다. 지역 발전정도를 객관적·주관적으로 종합 진단해 지역격차해소를 위한 균형발전정책에 활용해 공공기관 이전과 같은 국가정책 및 지역현안사업들의 공모과정에서 균형발전 당위성의 근거로 삼고자 함이었다.

전남도는 조례에 근거해 전남형 균형발전도 평가지표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완료했고, 인구·경제·주거·교통 등 지표를 통해 낙후도가 높은 지역에 최대 3점의 가점을, 매칭사업 도비 지원비율을 최대 65%까지 상향해 주는 내용 등을 활용방안으로 내놨다.

하지만 아직까지 균형발전지표를 활용해 공모사업 등을 선정하는데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대로는 도 내 지역과의 격차는 더 커질 것이고, 타시도와의 격차도 더욱 벌어질 것이다.

특히 목포, 여수, 순천, 나주, 광양, 무안을 제외한 16개 군은 환경이 열악하고 개발수준이 낮아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서 규정한 성장촉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재정자립도 또한 전국 하위 25%에 구례군 등 9개 지역이 해당돼 자체적인 역량만으로는 도내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할 수 없다.

지역 간 균형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례로 작년 남도의병 역사공원 대상지 선정에서 강진, 구례, 나주 등 총 8개 시·군이 공모 신청을 했지만 역사·경관·사업추진 용이·접근성 측면 평가결과로 나주시가 1순위로 선정됐다. 하지만 당시 종합평가의 균형발전 점수에서 15점의 점수가 배정되었지만 정성지표에 불과해 나주와 타 시·군 간의 점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물론 한가지 지표만으로 대형사업 추진기관을 선정할 수는 없지만 대상지 선정에서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없었음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남도에서는 작년 9월 ‘공공기관 이전 시즌2’를 대비해 30개의 공공기관과 12개의 연구기관·출자기업 등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력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고 밝히며 추진전략으로 지방소멸위기지역에 ‘공공기관 우선 이전’ 지역별 격차를 고려해 ‘공공기관이 적은 지역’에 ‘더 많은 공공기관 이전’, 지역의 과학연구와 기술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해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된 연구기관도 전국에 고르게 배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공공기관 유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바 있다.

앞으로 정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전남의 출자·출연기관 이전과 공모사업 선정에도 지역균형지표를 적용해야 한다. 지역균형지표를 의무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지역 간 산업인프라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균형발전지표 조례’에서 정한 실태조사를 추진해 도내 공공기관 유치 및 국가공모사업 대상 지역을 선정하는 데 활용함으로써 도내 지역격차를 해소하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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