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의 해라며 덕담을 나누던 때가 엊그제인데 벌써 1월 중순이 지나고 있다.
세월의 덧없음이야 차치하고, 올 한해는 여느 해보다 ‘격동의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올해는 뭐니 뭐니 해도 경기침체 속에 지구촌 선거가 유난히 많은 해다. 우리나라는 유례없이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 겹치고, 지구촌에서도 지난 주말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를 필두로 러시아, 프랑스, 중국, 미국 등 무려 59개 나라가 대선이나 총선이 치러질 예정이다. 한마디로 세계가 ‘정치 빅뱅의 해’임이 틀림없다.
으레 새해를 맞으면 다시 시작하자며 저마다 새로운 의지를 다지곤 한다. 그러나 그 의지들이 실천되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흐지부지되는 것이 우리의 인간사다.
연초부터 선거 얘기와 함께 일자리가 단연 화두가 되고 있다. 여기저기서 청년 일자리부터 ‘정년 퇴직자’들의 소식까지 슬프게 다가온다. 더욱이 며칠 전부터 전국 대학들의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시작되면서 수험생들의 희비까지 엇갈리고 있다. 물론 좋은 결과가 나온 사람이야 큰 보람을 느끼겠지만, 낙담하는 사람 또한 있기 마련이다.
때마침 ‘도전 정신’이 생각난다. 지난해 한 지인이 필자에게 보내온 솔개라는 제목의 글이다. 일부에겐 진부한 얘기일 수 있지만, 그 내용 일부를 발췌해 본다.

자기변화, 도전정신 가다듬을 때
솔개라는 새가 있다. 이놈은 매목 수릿과에 속하는 가장 장수하는 조류다. 몸길이는 약 60센티미터로 암갈색을 띠고 있다. 솔개는 최고 약 70세의 수명을 누리는데 이렇게 장수하려면 약 40세가 되었을 때 매우 힘든 결심을 해야 한다. 솔개는 약 40세가 되면 발톱이 노화하여 부리도 길게 자라 구부러져 가슴에 닿을 정도가 되고 깃털이 두껍게 자라 하늘을 날기가 어렵게 된다.
이쯤 되면 솔개한테는 두 가지 선택만이 있을 뿐이다. 앉아서 죽을 날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약 반년에 걸친 매우 고통스러운 갱생과정을 수행하든가 이다.
마침내 갱생의 길은 선택한 솔개는 가족을 떠나 산 정상 부근으로 높이 날아올라 그곳에서 둥지를 짓고 머물며 고통스런 과정을 수행한다.
먼저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으깨져 빠지게 한다. 그런 후 새로 돋은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그리고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해서, 약 6개월이 지난 새 깃털이 돋아난 솔개는 비로소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해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고통스럽고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만 밝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는 교훈이다.

올해 선거등 상식 통하는 해 돼야
아무튼, 60년 만에 찾아온 임진년 흑룡의 해. 12지간 중 유일하게 상상의 동물이어서인지 국민의 소망도 적지가 않아 보인다. 올해만큼은 주권에 의한 힘이 제대로 발휘돼 민생과 평화가 되살아나고,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한다.
사실 이명박 정부 들어 지금껏 수많은 위기가 끊이지 않았다. 호남 차별은 물론이고 남북관계, 민주주의, 실업, 물가, FTA, 종편선정 등 온통 좌절과 분노의 연속이지 않는가.
올해는 그 무엇보다 선거를 잘 치러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적어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양식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책임감을 가져야 할 일이다.
기왕에 더 바란다면 올 한해는 아직껏 직장을 못 구한 실업자에게, 여태 재기에 나서지 못한 사업가에게, 다시 책을 든 수험생에게, 수형생활을 마친 재소자 등에게도 재도약의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솔개처럼 말이다.
/bigbellkim@hanmail.net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