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상담을 하다보니 가정상담을 제일 많이 하게 된다. 사람들이 미래의 답답함과 앞날의 막연함 때문에 어떤 일의 결정, 사안의 성패, 진로의 선택 등을 할 때도 많이 오지만 부부간에 생기는 불만, 갈등, 이혼 등은 필자가 거의 매일 상담하는 내용에 꼭 들어간다. 그만큼 가정사에 문제가 많다는 얘기다.

가정에 문제가 올 때 부도가 나고 아이들이 방황을 하며 불치의 병이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을 본다. 결혼을 잘못하는 자녀들의 대부분이 부모님의 결혼생활이 원만치 못했거나 이혼한 가정인 것도 많이 본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을 필자는 현장에서 절감한다. 동양에서는 동기감음(同氣感應)이라고 해서 같고 비슷한 기운은 끌어당긴다는 이론이 있다. 가정에서 항상 다투고 싸우고 절규가 나오면 다른 모든 기운(氣運)도 그와 유사하게 된다.

예부터 가정의 화목은 가정을 다스리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자 사회생활의 근본으로 중시됐다. 대학(大學)에서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를 8조목으로 삼아 집안의 다스림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격물부터 수신까지는 개인적인 것이고 제가부터 평천하까지는 공동체를 말하는 것으로, 가정을 화목하게 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주역에서는 64괘(卦)중 9번째 괘(卦)인 소축(小畜)편에서 원만하게 가정을 이끌고 이를 기반으로 작은 성공을 이루는 것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소축(小畜) 형(亨) 밀운불우(密雲不雨) 자아서교(自我西郊)’라는 첫 구절이 나온다. 이를 쉽게 풀이하면 “작은 성공이나 행복도 일찍부터 노력해야 얻을 수 있다. 구름이 빽빽하나 비가 오지 않는 경우가 있듯이, 쉬워 보이는 작은 행복도 얻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집 바깥에서 기다리고만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이다.

주역에서는 소축(小畜)이 쉬어 보여도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서쪽 교외에서 서서 기다리고만 있듯이 소극적이어서는 절대로 안 되고 작은 행복이라도 얻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쟁취하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달성될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모든 사람들이 소소한 행복을 바랄텐데 왜 사람들은 집밖에서 서성이고만 있듯이 그다지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일까?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가족의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대축(大畜), 큰 성공을 이루려는 사람들은 가족의 소소한 행복인 소축(小畜)을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결코 이룰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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