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 양

“좋아하는 책 읽으면서 상도 받게 되니 기분이 정말 좋아요.”

광주 서구 어린이생태학습도서관이 미취학 아동들을 대상으로 독서에 대한 흥미와 성취감을 심어주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우리 아이 취학 전 1천권 읽기’를 달성한 1호 어린이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2014년생 김민지(7) 어린이.

올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다는 민지는 지난해 8월 독서를 시작해 불과 5개월여 만에 1천권의 책을 읽고 독서기록장을 가득 채워 서구 어린이생태학습도서관을 찾았다.

민지는 “좋아하는 책을 읽고 이렇게 상까지 받으니 뿌듯하다”며 “초등학교에 올라가서도 책을 열심히 읽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지 어머니 이희순씨는 “민지가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언니를 보며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것을 곧잘 따라하곤 했다”며 “책 읽기를 좋아하는 언니 옆에 앉아 독서하면서 책에 대한 흥미도 생기고 이제는 어느 정도 독서 습관도 잡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책을 다 읽으면 번호가 새겨진 스탬프 도장을 받게 되는데, 그 때마다 보람도 느끼고 굉장히 재밌어 했다”며 “아이가 이제는 본인이 마음에 드는 제목과 그림을 보면서 읽고 싶은 책을 골라 가져온다”고 말했다.

민지가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양의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도움이 컸다.

아직 글을 읽는 게 서툰 민지의 책 읽기를 돕기 위해 아빠와 엄마, 네살 터울 언니까지 힘을 합쳤다.

주로 저녁밥을 먹기 전과 후에 민지에게 책을 읽어주곤 하는데, 코로나19의 여파로 유치원 대신 집에 있는 날이 늘어나면서 책을 보는 시간도 더욱 많아졌다고 한다.

여기에는 서구 어린이생태학습도서관의 역할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양질의 그림책을 선별해 10권씩 꾸러미로 제공하는 도서관의 ‘천 권 읽기 프로그램’ 덕분이다.

이씨는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어줘야 하나 고민이 참 많았는데, 이 프로그램으로 부담을 한층 덜게 됐다”며 “다양한 책을 열 권씩 꾸러미로 담아주신 도서관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여러 분야의 책을 아이가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민지가 읽은 천 권의 책 속에는 동화는 물론이고 인문, 과학, 자연, 직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독서에 대한 재미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민지는 현재 다니고 있는 유치원에서 졸업 전까지 2천 권을 읽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책을 읽고 있다.

이씨는 “읽은 책과 함께 하나 둘 쌓여가는 스탬프를 볼 때마다 민지의 독서에 대한 열정도 커졌고, 아이 스스로 목표를 달성했다는 자부심도 갖게 됐다”며 “민지가 앞으로도 책을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서구 어린이생태학습도서관은 ‘우리 아이 취학 전 1천권 읽기’ 프로그램을 통해 자녀에게 무슨 책을 읽어줘야 할 지 고민이 많은 학부모들을 위해 그림책을 선별해 꾸러미로 제공하는 맞춤형 도서 제공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12명이 신청해 총 1만1천500권이 대출됐으며 올해 1월에만 30명이 추가로 신청을 하는 등 미취학 아동을 둔 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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