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6(일)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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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그뿐인가. 아무리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는 할지라도 예산이 통과 된지 채 며칠이 되지 않아 여야 모두가 또 다시 수십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주장하고 나서는 판국이나 참으로 놀랍기 그지없다. 어려운 자영업자를 돕는다는 미사여구를 동원하고는 있지만, 자영업자 구제를 위한 예산이라면 본 예산에 반영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참으로 회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여야 후보들이 선거판에 돈 놀음을 하고 있음에도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은 크게 고조되고 있지 않으니 이른바 ‘선거불감증’이란게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러다 보니 대선 후 얼마 되지 않아 치루어 질 ‘지방선거’는 아예 관심 밖으로 밀려나 그 존재마저도 희미해져 가고 있어서, 지방정치의 발전을 기대하는 필자와 같은 사람에게는 적지 않는 염려로 다가오고 있다.
사실 우리처럼 지방에 거주하는 평범한 소시민 입장에서 보면 우리 지역의 살림을 책임지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가 대선 못지않게 중요할 수도 있다. 최근 우리지역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아파트 건축사고의 경우 제도상의 문제를 제외한다면 인·허가와 감독등 거의 모든 것이 지방정부의 소관인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능력과 국정철학도 중요하지만, 우리지역의 미래와 살림을 책임질 시장(市長)과 도지사,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 그리고 이들을 감독하고 견제할 지방의회의 의원에 누가 당선되는가도 매우 중요한 일인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지역의 정서와 정치지형에서 볼 때, 지방선거가 대통령선거에 크게 연동되어 질 수밖에 없고 특정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인 현실에서 시민의 선택권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우리지역의 정치발전을 저해하여온 원인 가운데 하나로 중앙정치에 대한 지역정치의 과도한 예속을 지적해온 필자로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재현되는 것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후보자의 능력이나 도덕성보다는 누가 특정 정당의 핵심과 깊게 연계 되어 있느냐가 유권자에게 어필 할 밖에 없고, 이는 우리지역정치의 폐쇄성을 지속시키고 시민들의 ‘현명한 선택권’을 크게 제약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 부산광역시장과 오찬을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분은 대통령과는 반대되는 정당에 소속되어 있었다. 그때 그 시장님은 필자가 광주에 소재한 대학의 교수인 것을 알고는 “자기는 대통령과는 정당이 다르지만, 지역발전을 위한 예산 확보 등에서 전혀 불이익을 받고 있지 않다”고 당당히 말했던 것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반면에 그 당시 정치적으로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있었던 우리 지역이 커다란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행정을 책임지는 분들이 중앙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전략과 비전으로 무장되어 있다면 소속정당이 어디인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지방인구가 급속히 감소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역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행정책임자들의 능력은 매우 중요함을 넘어 절박한 문제이기도 하다.
요 며칠새 서울 태릉에 있는 육군사관학교를 안동(安東)으로 이전하겠다는 유력후보의 공약에 충남도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문제는 우리지역과도 관련된 문제이다. 인근 장성군에서 진즉부터 유치를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왜 전라도에는 사관학교가 하나도 없어도 되는 것일까?
이제라도 우리들은 대통령 선거에 갖는 관심의 일부만이라도 우리의 살림을 이끌어갈 지방행정의 수장(首長)들을 뽑는데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가 그의 묘비명에 남겼다는 말처럼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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