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2012.1.6

아파트 베란다에서 바라다 보이는 무등산 배경의 아침 풍경을 오랜 시간 담아낸 사진 전시회가 열린다.

광주에서 활동 중인 김옥열 사진작가의 ‘흔한 날들의 특별한 기록, 10년의 아침’전이다.

김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양림미술관 기획초대전으로 오는 6일까지 개최된다.

광주 시민이면 누구나 보았을 법한, 그리고 매일 올려다보는 무등산을 배경으로 한 아침 풍경을 담은 사진 30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지난 2011년부터 북구 운암동 한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10년 동안 이를 기록해왔다.

그의 사진은 동이 틀 무렵부터 해가 솟아 오를 때까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색의 다양성을 담고 있다. 새벽녘 아름다운 여명의 변화와 다양한 형태의 구름, 달도 보인다.

이번 전시는 기록적 가치가 큰 사진 장르의 장점을 살린 것이자 소재를 일상에서 찾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대부분의 자연 사진들이 명소를 찾아 표현하는 데 비해 일상적인 공간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을 장시간 기록했다는 점 때문이다.

“창 밖으로 보이는 아침 풍경이 너무 황홀해 사진으로 기록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비경을 간직한 산이나 바다를 가지 않고도 일상에서 이같은 소재를 잡아 오래 기록하면 좋은 사진 작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대학에서 포토저널리즘 강의를 하고 있는 그는 사진 작업의 스펙트럼을 넓혀 누구나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업 듣는 학생들에게도 항상 강조해요. 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게 바로 사진의 장점이라는 걸요. 세상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사진 작업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죠. 특별하지 않더라도 어떤 공간이나 대상을 집중적으로 기록하는 분들이 늘어나 사진 예술의 지평을 넓혔으면 좋겠어요.”

다큐멘터리 등 사실주의적인 사진 작업을 주로 해온 작가는 2019년 ‘아시아의 미소’라는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열어 아시아 각국 주민들의 아름답고 다양한 얼굴 표정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에는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자 동료 작가들과 함께 미얀마의 민주화를 염원하는 특별 사진전 ‘Save Myanmar’을 기획, 전시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네 평범한 삶의 모습들을 담아내고 싶어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다면 제 첫 번째 개인전의 연장선으로 아시아인들의 삶과 문화를 지속적으로 기록해보고 싶습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별도의 개막식 없이 작가가 찾아오는 관람객들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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