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클릭아트

“택시 잡기가 너무 힘들어요.” “빈 택시 자체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최근 광주지역에서 시간·장소에 관계없이 택시 잡기 힘들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오가고 있다. 지역 법인택시 종사자 월급이 최저시급 수준으로 열악한 데다, 코로나19 이후 배달·택배 등 타 직종으로 이직하면서 일 할 사람이 없는, ‘인력난’이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광주시와 지역 법인택시업계 등에 따르면 광주지역 법인택시 면허 수는 총 3천364대다. 이날 기준 광주지역 법인택시 종사자(교통안전공단 운수종사자 정보시스템 집계)는 2천764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20년 1월1일(3천559명) 대비 22.3%(795명) 감소했다. 기사 수가 택시 수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법인택시 종사자들이 현장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열악한 근로 환경’ 때문이다. 2020년 사납금제 폐지 이후 처우 개선을 위해 운송수입금 전부를 회사에 내고 일정액을 월급으로 받는 ‘전액관리제’가 시행됐다. 하지만 전액관리제가 이전 사납금제와 별반 차이 없이 현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광주지역 법인택시 기사들은 통상 2인1조로 운행할 시 1인당 12-15만원, 혼자 운행할 경우 19만원 정도의 ‘운송수입기준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10시간을 운행하면 수입기준금을 맞출 수 있었으나 코로나 발생 직후 영업제한 등 방역조치가 강화됨에 따라 손님이 급감, 기준 시간 이상 초과 근로에도 기준금을 못 채우는 날이 늘었다.

때문에 코로나 시국에 상대적으로 고수당을 받는 택배·배달직으로 이직한 기사가 다수라는 것이 택시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때문에 법인택시 회사들은 각 지자체에 번호판을 맡기며 휴업 신고를 하고 있다. 휴업 신고를 하면 택시공제조합 보험료를 면제받을 수 있어서다.

이달 8일 기준 각 지자체에 휴업 신청을 한 법인택시 수는 ▲서구 267대 ▲광산구 138대 ▲북구 128대 ▲남구 44대 ▲동구 4대 등 총 581대다. 광주 전체 법인택시 수인 3천364대 중 17.2% 가량이 인력난 등의 이유로 운행을 멈춘 상태다.

여기에 개인택시 3부제와 법인택시 6부제 등 의무휴업제(부제)로 인해 휴업·부제에 들어간 택시를 제외하면 실제 하루 운행하는 법인택시는 약 2천300대에 불과하다. 전체 법인택시의 3분의2 수준이다.

법인택시 기사 이모(51)씨는 “코로나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지만 운송수입금을 채워야 해 초과 근무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다”며 “거리두기 해제 이후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하루종일 일해도 최저시급만 겨우 받는 상황이 많아 이직한 기사들이 법인택시로 다시 돌아올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양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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