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석 광주시교육청 장학사·교육학 박사

자아존중감(self-esteem), 글자 그대로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이자 한 개인이 자신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나타내는 말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은 대체로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긍정적인 행동을 한다고 알려졌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에 확신이 있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또 실패 상황에서도 좌절하기 보다는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실수가 있더라도 순순히 인정하며 앞으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미국 하버드 대학 교육학과 Josephine Kim 교수는 자아존중감이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핵심 요소 중 하나이며, 자아존중감은 학업뿐만 아니라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생기는 문제를 극복할 때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 비해 더 잘 이겨내고 성공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자아존중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중요한 것은 부모의 양육태도이다. 자아존중감은 3~4세만 되어도 어느 정도 형성되며 대부분 아동기에 자아존중감의 기반이 완성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부모의 피드백에 매우 민감하다. 아이들은 자신의 모든 행동에 대해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성공과 실패의 경험감을 느끼며 이러한 경험감은 아이의 자아존중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발 신기에 성공했을 때, 혼자서 옷을 입었을 때, 책 한 권을 틀리지 않고 읽었을 때, 장난감 블럭을 통해 성을 만들었을 때 아이들은 성공 경험을 느낀다. 그리고 성공 경험을 느꼈을 때 아이는 부모를 보며 이것에 대해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고 평가하는지를 느낀다. 아이가 학교에 가면 이러한 행위는 선생님과 또래 친구들의 반응으로 확대되며, 사회에 나오면 직장동료, 상사, 그 외 여러 사람들의 반응으로 확대된다. 따라서 아이들(또는 학생들)의 자아존중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부모, 교사, 또래 친구)로부터 꾸준히 긍정적인 느낌, 존중받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교육학자 Anton Makarenko는 “한 인간을 최대한 존중해주면 최대한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요구하기 전에 존중해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여기서 존중이란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아이들의 행동이 자신이나 타인을 위험하게 하거나 큰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가급적 아이들의 결정을 존중해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그로 인해 성공적인 경험을 느꼈을 때, 부모의 긍정적 피드백이 주어진다면 아이의 자아존중감은 높아질 것이다. 물론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아이가 하루 종일 유튜브를 보고 싶어한다면, 온종일 게임만 하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이기에 존중해주어야 할까? 당연히 대답은 “아니요”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자신이나 타인을 위험하게 하거나 피해를 주는 행동들, 즉 나쁜 습관이나 위험한 행동들은 존중의 대상이 아니다.

무엇인가 스스로 완성할 때 느끼는 성공의 경험은 짜릿하다. 자기주도적 상황에서 과제를 완성하고 칭찬을 받았을 때 느끼는 만족과 희열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동기가 된다. 그리고 새로운 일을 시작함과 동시에 이전의 성공 경험은 다가올 성공의 믿음이 된다. 이러한 선순환은 내가 선택한 일은 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이르고, 이렇게 모인 자신감들은 자아존중감으로 자리 잡는다. 아이의 자아존중감을 위해 성공의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자. 그리고 성공에 걸맞는 칭찬을 해주자. 자아존중감이 높은 아이는 성공을 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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