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3(목)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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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전국 지자체에 희망을 던졌다. 이번 박람회 개최 전까지만 해도 순천은 별 볼 일 없는 지방의 중소도시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번 박람회에서 순천은 친환경 도시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체계적인 준비와 독창적인 콘텐츠로 전국 지자체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순천이 “대한민국 지방행정의 신모델이 됐다”고 극찬했다. 순천을 따라 하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 전국 200여 지자체가 벤치마킹을 한 까닭이다.
둘째, 지방행정의 혁신을 보여줬다. 많은 지자체는 메가이벤트 개최에 국 도비 등 외부 재원을 주로 활용한다. 하지만 순천은 그렇지 않았다. 전체 사업비(1천901억원)의 72.2%를 시비로 충당했다. 시비 일부는 다름 아닌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이었다. 시민 1인당 30만원 정도를 현금으로 지급했으면 시장은 인기도 얻고 좋았을 테다. 그러나 순천은 현금 퍼주기가 아닌 도시의 미래 자산에 투자했다.
셋째, 전국 지자체에 ‘정원도시’ 열풍을 심어줬다. 세종시는 2025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울산시는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유치를, 거제시는 대한민국 제3호 국가정원 지정을 각각 목표로 세웠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서울과 세종을 비롯한 전국 32개 지자체가 정원도시를 선언했고, 자체적인 조례 제정도 77건에 이른다고 한다. 순천이 쏘아올린 불꽃이다.
그렇다면 순천의 성공은 저절로 이뤄졌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여기에도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노관규 시장의 리더십 때문이다. 중앙일보 이정민 칼럼리스트는 “노관규의 ‘생태도시’ 실험이 대한민국을 흔들다”라는 칼럼(6월22일)에서 노 시장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실제로 지금의 ‘생태정원도시 순천’은 노 시장 리더십에서 기인한다. 2017년 12월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이란 슬로건을 채택했고, 2008년 1월 정원박람회 개최구상을 직접 확정했으며, 2013년 박람회를 유치한 장본인이 노 시장이기 때문이다. 10여 년 야인 생활을 청산하고 시장으로 재취임해 혁신적 행정과 통솔력으로 박람회 성공을 추동했다. 때문에 전국 유수의 언론이 노 시장의 리더십에 환호할 수밖에 없었다.
둘째, 순천시가 보유한 행정력(力) 때문이다. 2013년 박람회 개최로 순천엔 국가정원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정원을 관리하는 부서도 생겼다. 이곳에 근무했던 직원들은 정원 관리와 박람회를 개최해 본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게 됐다. 이들이 이번 박람회를 준비했으니 성공은 불 보듯 뻔했다. ‘지방행정의 달인’이란 별칭이 붙은 최덕림(전 순천시 국장)이 박람회 총감독을 맡은 것도 축적된 행정력의 증표다.
셋째, 순천시정의 연속성 때문이다. 필자 칼럼(대한민국 국정, 순천시정만 같았으면, 조선일보 2016년 11월3일)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순천만 습지와 갈대밭을 보전한 환경 중시 정책을 지속시킨 결과다. 민선 1기 이후 현재까지 순천은 주변 도시와 차별적인 친환경적 도시정책을 견지했다. 그 결과가 정원박람회와 국가 정원으로 이어졌고, ‘생태 정원 도시’라는 브랜드를 순천에 안겨줬다.
지자체들이 메가이벤트를 개최하는 목적은 장소 마케팅 때문이다. ‘우리 도시는 이렇다. 우리 도시는 다른 도시와 다르다. 그러니 우리 도시에 관심을 가져 봐라. 방문하면 좋고, 투자하면 더 좋고, 와서 살면 더더욱 좋다’라는 메시지를 전파하려는 의도다. 이번 박람회는 전 국민에게 ‘순천은 매력적인 생태 정원 도시’라는 인상을 각인시켰다. 전남경제연구원이 수행한 전 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4%는 순천을 ‘매력적인 도시’로 평가했는데, 이는 2014년 조사 결과(67.4%)보다 높았다. 또한 응답자의 35.3%는 순천을 ‘생태 정원 도시’라고 인식했고, 이는 2014년 조사 결과(26.7%)보다 높았다. 메가이벤트 개최 목적이 그대로 나타났다. ‘순천의 성공’을 웅변하는 좋은 증거다.
올해 전국 지자체가 선보인 여러 메가이벤트 중 최고의 성공은 순천 정원박람회였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신문, 조선과 중앙과 동아가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평가했다. 올해 순천은 전국 지자체들에게 도시 행정의 표준을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순천의 성공’ 사례가 내년에 전남 여러 곳에서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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