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매괘 초구의 효사는 ‘귀매이제, 파능이 정길’(歸妹以娣 跛能履 征吉)이다. 즉, ‘소녀가 소실로 출가한다. 정처보다 잘난 체하지 말고 다리를 저는 것처럼 밟아 나아가면 바르고 길하다’는 뜻이다.

초효는 양위에 양효로 그 위가 바르고 기세가 강하나 구사와 정응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혼인이 아니다. 소녀가 시집을 가는데 정처의 신분으로 제대로 가는 것이 아니고 언니가 시집을 가는데 잉첩(媵妾) 즉 언니의 종 또는 첩으로 따라간다. 이러한 상황을 효사에서는 절름발이가 제대로 잘 걷는 사람의 뒤를 절뚝거리면서 따라가는 것과 같다(跛能履)고 비유하고 있다. 그래도 초효는 양강해 당당하게 나아가면 길하다(征吉).

이를 상전에서는, ‘소녀가 소실로 출가한다는 것은 항도(恒道)를 어기지 않았음이요 다리를 저는 것처럼 나아가면 길하다는 것은 서로 받들기 때문’이라고 해 ‘귀매이제 이항야 파능이길 상승야’(歸妹以娣 以恒也 跛能履吉 相承也)라고 말한다.

첩으로 시집가는 때로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매우 좋지 않으니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 때이다. 초구는 양위에 양효가 있어 자리는 올바르니 항의 도는 지킬 수는 있다. 그러나 응효와 상응하지 못해 적처(嫡妻)가 아닌 첩의 신분으로 시집을 가니 지팡이에 의지해서 절룩거리는 겸양의 마음과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겸손함으로 적처(嫡妻)와 함께 남편을 섬긴다면 길을 얻는다. 이때는 모든 일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매우 좋지 않으니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시기이다.

점사에서 초구를 얻으면, 실력과 역량을 갖추고 있어도, 지위를 얻지 못해 나타낼 수가 없기 때문에 불만이 많을 때이나 마음을 넓게 가지고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고생을 불평하지 말고 자신이 이룬 공을 나타내 자랑하지 말 것이며, 모든 공을 다른 사람(嫡妻)에게 돌리려는 마음이 중요하고 이에 만족해야 한다.

운세, 운기 여하는 자신의 분수를 알고 바라지 않는다면 평안을 얻을 수 있다. 바라는 바는 첫 번 째로 바라는 것은 안되지만, 두 번 째는 이뤄진다.

사업은 본업 보다는 부업이나 내직(內職) 쪽에서 이득이 있으나, 본 업무를 태만히 하거나 본 업무를 부업으로 전향하면 안된다. 상거래, 교섭, 담판 등은 첫 번 째 목표와 제 일등품을 바라지 말고 두 번 째 목표나 이등품을 목적으로 하면 성공할 수 있다. 주소, 거소에는 어려움이 있고 이전(移轉)은 길하다. 혼인은 숨겨둔 이성이 존재하니 좋지 않다. 선처(先妻)를 잃은 후 후처(後妻)로 가는 경우라면 길하다. 잉태는 조산(早産)할 수 있고 유산(流産)을 조심해야 한다. 병은 생각보다는 중중(重症)이고 손을 빨리 쓰면 치유할 수 있다. 기다리는 것은 소식을 얻기 힘들고 가출인은 남에게 숨겨져 있어 돌아오기 힘들며 분실물은 찾기 힘들다. 날씨는 흐리고 비가 온다.

‘모 관리의 운세 여하’를 입서(立筮)해 귀매 초구를 얻고 점고하기를 “귀매괘는 연못 위에 천둥이 치는 상이니 하괘 택(澤)은 아래로 하강하고 상괘 뇌(雷)가 위로 상승하는 것은 마치 태의 소녀가 진의 장남을 흠모해 입으로 장남에게 사랑을 호소하지만, 장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피하고 있는 것과 같으니, 부정(不貞)한 여자가 스스로 남자를 도발하는 것을 귀매라 한다. 초구는 언니가 정실(正室)로서 가정을 주관하지만, 언니를 돕기 위해 몸종으로 따라간 동생이니 하는 일을 드러내지 못해 마치 절름발이가 혼자서 서지 못하는 것과 같은 입장이다. 이를 ‘귀매이제 파능이’라 한 것이니 고생하고도 칭찬받지 못하고, 일을 잘해도 공이 없고 나타내지 못하는 때이다. 이것이 오히려 파멸되는 불행을 막을 수 있으니 정길(征吉)이라 한 것이다”고 말해줬다.

귀매괘는 천지(天地)가 서로 사귀지 못해 운이 막히는 때로서 초구의 때에는 여자가 정실(正室)로 시집을 가지 못하고 첩으로 시집가거나 언니의 몸종인 잉첩으로 시집간다. 언니의 몸종으로 따라간 것이니 정직하게 열심히 매사에 임하더라도 자신을 자랑하거나 나타내지 말고 모든 공(功)을 언니에게 돌려야 쫓겨나지 않는다. 마치 잘 걸을 수 있지만 절름발이인 것처럼….


귀매괘 구이의 효사는 ‘묘능시 이유인지정’(眇能視 利幽人之貞)이다.

즉, ‘애꾸눈으로 본다. 유폐된 사람처럼 정도를 지키는 것이 이롭다’는 뜻이다.

이효는 음위에 양효로 양강하다. 중을 얻어 현명한 중용의 미덕을 갖춘 여인으로 육오와 상응(相應)하고 있으니 정처(正妻)의 상이다. 그러나 남편 육오는 양위에 음으로 음유(陰柔)하고 그 위가 바르지 않아 배우자로서 자질이 부족하고 구이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를 두 눈이 아닌 한 눈의 애꾸눈으로 보려 해도(䏚能視)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실망해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린다거나 정절을 훼손한다면 이는 더 큰 화를 초래하고 재앙을 부르는 격이다. 그래서 자신의 자존심과 지조를 지키고 숨어사는 은자 유인(隱者 幽人)처럼 참고 견디면 이롭다(利幽人之貞)는 것이다.

상전에서는 ‘유폐된 사람처럼 정도를 지킴이 이롭다는 것은 상도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 ‘이유인지정 미변상야’(利幽人之貞 未變常也)라 말한다.

지금은 아녀자의 도리와 절조를 잘 지켜야 하는 때이다. 능력이 있어도 현재는 상황이 어려우니 참아야 할 시기로 육오의 때가 되면 해결된다.

구이의 효사에는 귀매(歸妹)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다. 구이는 육오와 정응해 이미 정처의 상이 됐고 그러한 까닭에 시집가는 소녀가 아니기 때문이다.

구이 역시 육삼을 따라가 같은 남자를 섬기는 여동생(娣)이다.

그러나 구이는 중(中)을 얻어 덕(德)이 있는 자로 초구가 자신을 절름발이로 완전하지 못한 자로 스스로 부르는 것처럼, 구이도 이, 삼, 사의 호체가 이(離)의 눈이어서 애꾸눈이라 해 자신을 나타내려고 하지 않고 유폐된 유인(幽人)처럼 남편의 총애를 독차지하려고 하지 않아 정욕(情慾)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니 마땅함을 잃지 않고 있다. 현재는 상황이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잘 해결되고 일이 이뤄진다. 지금은 잘 참는 것이 복이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구이를 얻으면, 신용과 신임을 받고 있지만, 그로 인해 주변의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때이다. 구이는 육오와 상응(相應)하지만 태(兌)의 주효가 아니기 때문에 물러서 가만히 있는 것이 무사(無事)를 지키는 방법이다.

운기도 적극적으로 나아갈 때가 아니다.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색난(色難)이나 불의(不義)의 놀랄 일을 경계해야 한다. 소망, 바라는 바 등은 지금은 시작할 때가 아니니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사업, 상거래 등은 욕심에 빠져 실패하니 소극적으로 확실한 것이 아니면 손대지 말아야 한다. 담판, 교섭 등도 일시적으로 이익이 있어도 나중에 해(害)가 되니 참아야 한다. 주소, 거소 등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으며 시골 등으로 귀향은 좋다. 혼담은 상대에게 숨겨둔 이성(異性)이 있을 수 있고, 강제로 성사(成事)시키면 이혼해 원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 잉태는 놀랄 일이 있으니 미리 대비해야 한다. 병은 초기의 처치를 게을리 하면 중태 위중하고 치유가 어려워진다. 기다리는 것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고 가출인은 동반자와 함께 멀리 가버렸으며 분실물은 누가 가져가 나타나지 않는다. 날씨는 뇌명(雷鳴)이 울리고 변화가 심하며 맑아진다.

‘모 여인의 운세 여하’를 묻는 ‘실점예’에서 구이가 동한 귀매괘를 얻고 점고하기를, ‘귀매는 잉첩으로 시집가는 괘로 금년은 감옥에 들어가 있는 유인(幽人)처럼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는 것이 좋다. 자신의 직분을 잘 지키고 조용히 정정(貞靜)의 도를 수행하면 무사를 얻어 길하다. 참고 견디면 내년에는 다른 사람을 만난다’고 해 실제로 숨어 칩거(蟄居)해 있다가 다음 해(六三)에 잉첩으로 시집을 갔다. 육오의 때가 되어야 첩에서 정실로 시집갈 수 있고 하는 일이 이뤄진다. 병점에서는 귀매괘는 귀혼(歸魂) 팔괘로 상육의 시기에 이르러 명을 다한다.


귀매괘 육삼의 효사는‘귀매이수, 반귀이제’(歸妹以須, 反歸以娣)’이다.

즉, ‘소녀가 정실로 출가하고 싶어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나아갔지만, 다시 돌아와 첩으로 시집을 가고 만다’는 뜻이다.

삼효는 양위에 음효로서 음유부정(陰柔不正)해 강직(剛直)하게 정절을 지키는 여인이 아니다. 부정의 효로 중용을 잃어 정절을 지키지 못했고 태괘의 주효가 돼 음분열락(淫奔悅樂)을 탐익하는 여인이다. 육삼과 정응하는 효를 찾으러 하나 상육은 음효로 응효를 만날 수 없다. 그래서 기다릴 수 밖에 없으니 귀매이수(歸妹以須)라 말했다. 기다려도 응효를 만날 수 없으니 결국 집으로 돌아와 언니의 잉첩으로 시집갈 수 밖에 없다. 이를 반귀이제(反歸以娣)라 한 것이다.

이를 상전에서는 ‘소녀가 정실로 출가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자리가 마땅하지 않음’이라고 해 ‘귀매이수 미당야’(歸妹以須 未當也)라고 말한다.

이때는 분수에 맞지 않는 생각을 한다. 귀매는 시집가려고 하는 젊은 여자로서 어디까지나 정실로 시집가고 싶어하는 젊은 여성이다. 그리해 정실로 시집을 가보려고 이쪽저쪽을 기울이면서 기다려 보지만, 양위에 있는 음효로서 음분(淫奔)의 열락(說樂)을 향유하는 여인에 불가하니 남들이 보기에는 천하게 보일 뿐이다.

결코 좋은 결과가 없으니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육삼은 태의 주효로서 정실로 시집을 가고자 하는 당사자이나 응효(應爻)도 없고 위치도 중(中)을 얻지 못해 정욕(情慾)에 빠지는 천한 성향을 가지고 있으니, 시집가서도 올바르게 집을 지킬 수 없어서 정처(正妻)로서 적당한 자가 아니다. 정처로서의 혼인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첩으로서 다시 시집을 간다.

육삼을 얻으면 자신의 분에 넘치는 욕심 욕망 때문에 인생을 망칠 위험이 많고, 그것을 깨닫고 본분을 지키려 해도 시기를 놓쳐버린 경우가 많을 때이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육삼을 만나면, 운기 등도 좋지 않고 남에게 아첨하다가 오히려 천한 취급을 받으며 부당한 이득을 바래 벌을 받는 등 스스로 흉을 불러올 수 있으니, 자신의 분수를 알고 일탈(逸脫)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바라는 바도 대단히 분에 넘치고 비틀어질 우려가 있어 오히려 수치를 당하니 단연코 포기하라. 나아가면 재앙을 입는다. 사업, 경영하는 일에서는 정도(正道)를 벗어나면 화액(禍厄)을 당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나아가거나 이익 추구의 야망을 포기해야 한다.

교섭, 담판, 거래에서도 남을 속이려다가 들켜서 불리해지니 정도정순(正道正順)을 밟아야 한다. 주소, 거소에서도 어려움이 있음으로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혼인도 흉하다. 잉태는 어렵고 임산은 평산이나 산기(産期)가 빨리 온다. 병은 일시적으로는 쾌유하나 방심하면 항진(亢進)해 악화된다. 기다리는 것은 이뤄지지 않고 가출인은 정사(情事)로 가출했으나 정처(正妻)로 맞이한다는 감언(甘言)에 속아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며 분실물은 찾기 힘들고 찾더라도 원래의 모양이 온전하지 않다. 날씨는 맑아지나 때때로 비가 온다.

‘과년한 모 여인의 혼인 여하’를 물어 귀매괘 육삼을 얻은 ‘실점예’에서 점고하기를 ‘귀매괘는 여자가 정실이 아닌 잉첩으로 시집가는 괘다. 육삼에서는 정처로 혼인하려고 시도하다가 돌아와 결국 첩으로 시집간다고 했다. 작은 것에 만족하고 큰 것을 바라면 성공하지 못한다. 정처로 시집을 가고자 한다면 오효를 만나야 하는데 지금부터 삼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모인이 유명인사로부터 소개를 받아 취직하고자 ‘이에 대한 취업가능 여하’를 문점, 입서해 귀매괘 육삼을 얻었다. “귀매괘는 소녀가 장남에게 빠져 홀려 있지만 장남은 이것이 싫어 등을 돌리고 피하는 것과 비슷한 상이다. 육삼은 음이고 구사는 양인데 이제 육삼을 얻었으니 취직하려는 자는 육삼이고 구사는 취직을 부탁 받은 사람이다. 육삼은 소개서를 써준 친구의 도움으로 취업하려고 구사에게 부탁하고 있지만, 구사는 겉으로는 받아들이고 있는 듯 하지만, 내심은 등을 돌리고 있어 그렇지 않다는 것이 귀매괘의 상이다. 효사에 ‘기다리고 기다리다 정실로 시집가려 했으나(歸妹以須), 결국 다시 돌아와 첩으로 시집을 가고 만다(反歸以娣)’고 했으니 자신의 마음에 든 자리는 불가하고 작은 자리에 만족해야 한다는 뜻이다”고 비유해 말해 줬다.

〈동인도시계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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