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7(화) 21:06
|
광주시가 전체 동을 주민자치회로 전환하는 것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최초로 획기적 성과이다. 2010년 주민자치회 근거법인 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2013년 행정안전부의 시범 주민자치회가 임동, 운남동 등 5개 지역에서 시작되고, 2017년부터 광주형 주민자치회 시범 사업이 추진되어 금년까지 7차에 걸쳐 전환 작업이 추진돼 왔다.
1998년 IMF 시절 지방정부의 구조 개혁의 일환으로 설립된 읍면동 주민자치센터와 주민자치위원회는 10여년의 운영과정에서 주민들의 주민자치에 대한 열망과 노력을 담아내기에는 제도적 한계를 드러내면서 역할과 기능이 강화된 주민자치회로의 전환 작업이 추진 돼왔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자치분권 2.0 정책에 따라 2022년까지 1천280여개 전환을 마치고, 2025년까지 전국 3천500여 개 읍·면·동 전체를 전환 완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2023년부터 ‘시범 주민자치회 표준 조례’ 개악을 강행하는 등 자치분권과 주민자치의 퇴행을 강요해 주민자치회 전환 작업이 중단됐다. 심지어는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자치회가 해체되고 주민자치위원회로 되돌아가는 역주행도 이어졌다.
이러한 자치분권의 정체와 주민자치의 뒷걸음 속에서 광주에서만 흔들림 없이 96개 전체 동을 주민자치회로 전환 완료한 것은 지방자치사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성과이며, 민주인권도시로서 광주시의 위상을 보여준 광주다운 정책으로 전국 자치단체의 수범이 될 것이다. 실제로 마을만들기 조례의 폐지, 마을만들기 중간지원센터의 해체 등 위기에 처한 전국의 주민자치·마을활동가들은 오직 광주에 희망을 걸고 광주시의 주민자치 정책 추진 상황을 주시하고 적극적으로 응원해 왔다.
이제 광주의 주민자치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전동 주민자치회 전환이 제도적 측면에서 주민자치의 구조적 틀을 완성한 것이라면, 이제부터는 그 틀과 그릇에 무엇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를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때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마을과 골목에서 실천하는 주민대표조직으로서 내실 있는 모습을 96개 주민자치회가 보여줘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주민자치위원의 책임 윤리 의식과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96개 각 동에서 30-40명씩 선출된 3천여 명의 광주시 주민자치위원은 주민대표로서 주민의 삶과 마을의 미래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모범적 봉사자로 솔선수범해야 한다. 특히 마을 주민 간의 소통과 화합을 우선하고, 민주적이고 투명한 자치회 운영으로 주민의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그리고 마을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학습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안하는 혁신의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
아울러, 광주시와 5개 자치구에서는 96개 각 동의 균형적 성장을 지원하고 마을의제와 예산의 연계, 주민총회 참여 확대, 주민세 전환 등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해 가야 한다. 그리고 광주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마을자치시스템 구축과 광주마을학교의 활성화, 광주 주민자치·마을만들기 박람회 개최도 반드시 실천하며, 광주시 인재공무원교육원에서도 동장과 주민자치 담당자에 대한 소양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