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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 2022년 ‘새정부 에너지정책’을 마련, 원자력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기로 했으나 원전을 가동하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 관련 대책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국내 원전별 폐기물 저장시설 포화 시점은 저장 용량과 발생량에 따라 변동될 수 있지만, 2031-2044년이 되면 대부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폐기물을 처리할 수 없어 원전이 가동을 멈추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취재진(광주매일신문, 광남일보)은 전남 영광의 한빛원전을 비롯한 국내 원전의 사용 후 핵연료 실태와 폐기물 처분에 성공한 해외 사례, 주민 반대 등으로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관리시설 조성 과정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 등을 점검, 8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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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4월29일 대한민국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 고리 1호기가 정부의 승인을 받고 상업 운전에 돌입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스물한 번째로 핵 발전국 대열에 합류했다.
원자력 발전은 우라늄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한 에너지로 수증기를 만들고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론상 우라늄 1g의 에너지 효율은 약 3t의 석탄과 맞먹어 ‘저비용 고효율’이란 미명 아래 원자력 발전소는 점차 늘어났고 현재 우리나라에는 ▲고리 1-4호기, 신 1-2호기 ▲새울 1-2호기 ▲월성 1-4호기 ▲신월성 1-2호기 ▲한빛 1-6호기 ▲한울 1-6호기, 신 1-2호기 등 총 28호기가 존재한다. 이 중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는 각각 2017년, 2019년에 영구정지됐다.
한국전력공사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전력 생산량 1위는 석탄이 31.5%로 1위였으나, 판매 단가가 1kwh 당 141원에 달했던 반면 원자력은 55원이었다. 생산량 점유율은 30.6%로 1위와 별반 차이 없는 2위였다.
원자력 발전소 중 월성원전의 경우 농도가 낮은 천연 우라늄을 쓰는 중수로형이다. 나머지는 모두 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경수로형 발전소다.
발전소 종류와 무관하게 우라늄 핵분열 과정에선 비방사성, 극저준위, 저준위, 중준위, 고준위로 분류되는 폐기물이 발생한다.
작업복이나 폐필터 등 방사성 농도가 낮은 중준위 폐기물까지는 국내 유일의 방사능폐기물처리장이 위치한 경주에서 처리한다.
사용 후 핵연료인 고준위 폐기물은 대부분 ‘습식 저장소’에 보관된다. 이는 ‘건식 저장소’가 월성원전에만 있기 때문이다.
두 저장소 모두 임시 보관 성격의 ‘중간 저장시설’로 분류되나, 보관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대한민국 모든 원자력 발전소에선 핵 폐기물을 방사선이 유출되지 않도록 특수 제작된 용기에 담아 밀봉한 뒤 습식 저장소에 ‘5년 이상’ 보관한다. 이는 물을 이용해 온도를 식히기 위함인데, 5년 이상이 지난 후에는 온도가 충분히 식어 공기 중에 보관해도 된다는 게 한국수력원자력의 설명이다.
월성원전의 경우 이 절차대로 사용 후 핵연료를 보관 중이다.
문제는 습식 저장소만 있는 다른 원전들이다.
최초 가동일이 서로 달라 포화 시점도 차이가 있지만, 한수원이 국민의힘 김승수(대구 북구을)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가장 먼저 운영을 시작한 고리원전의 경우 저장률이 90.8%에 달한다. 중간 주자 격인 한울원전도 벌써 80.5%에 육박해 두 원전은 각각 2028년, 2030년이면 습식 저장소가 포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탓에 건식 저장소 건립은 대부분의 발전소에서 시급히 해결돼야 할 문제임에도 불구, 원전 지역 주민들과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장소를 막론하고 수년째 답보 상태다.
고준위 폐기물을 인간과 영원히 격리하는 ‘영구 처분시설’이 전무한 것도 문제다.
정부는 1980년대부터 고준위 폐기물 부지 선정을 9차례 추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사용 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설립되며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이 수립되기까지 했다. 주요 골자는 2028년까지 중간 저장시설과 영구 처분시설의 부지 선정을 완료하고 2052년까지 영구 처분시설을 건설하는 것이었으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전면 백지화 됐다.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백지화 후 문 정부는 새롭게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매듭을 풀어 나가려 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이 가득 차는 순간 원자로의 핵연료 교체가 불가능해져 원전 가동이 중단되고, 이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부지 내 저장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내 임시 저장시설 영구화 등 주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중간 저장시설, 영구 처분시설 등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시설 확보가 한시라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는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한 필수 선결과제이며, 국민 안전과 미래세대 권익을 위해 우리 세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건식 저장시설을 추가하는 것은 중대사고의 위험성을 가중하는 만큼 기존 방사선환경영향평가와는 차원이 다른 안전 점검이 선행돼야 하고 결정도 신중해야 한다”며 “짜맞추기식으로 진행하는 한수원의 건식 저장시설 추진은 즉각 중단하고, 지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묻는 공론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재영 기자·영광=김동규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안재영 기자·영광=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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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3 (화) 09: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