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의회 소속 한 의원이 관용 차량을 개인적으로 수십차례 사용해 구두 경고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더불어 구두 경고가 다소 약한 조치라는 지적과 함께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용 차량 사용 및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13일 남구의회에 따르면 A 의원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2년여간 총 71차례에 걸쳐 관용 차량을 단독으로 사용했다.

연도별 A 의원의 관용 차량 사용 횟수는 2022년 3회, 2023년 11회, 2024년 57회다. 이 중 회기 동안 사용한 횟수는 단 3회에 그쳤다.

이를 제외하면 무려 95% 이상을 비회기 중 사용한 것인데, 차량 이용 빈도가 급격히 증가한 지난해 A 의원은 57회 중 34회의 사용 목적(용무)을 ‘의정 활동 지원’으로 기술했다.

남구의회는 현재 총 3대의 관용 차량을 운영 중이다. 이 중 한 대는 의장 전용 차량이고 나머지 두 대는 공공버스와 승합차량으로 주로 의회 공식 행사와 사무국 업무에 활용된다.

관용차 이용 시에는 사무국에 배차 신청서를 내야 한다.

공식 업무는 의회 사무국과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행사나 회기 중 활동으로 제한된다는 게 남구의회의 설명이다.

남구의회가 관용차 관리 및 운행 근거로 사용하는 ‘공무용 차량 관리 규정’ 제10조에 의하면 각 기관의 차량은 정당한 사유 없이 사적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반드시 공무용 차량임을 표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A 의원이 관용 차량을 이용한 시기 대부분이 ‘비회기’였던 만큼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사적 이용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남호현 남구의회 의장은 지난해 A 의원에게 관용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구두 경고를 주는 것으로 사태를 일단락했다.

그러나 의회 안팎에서는 A 의원의 관용차 사적 이용을 쉬쉬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 이들이 상당수다.

일부 의원들은 배차 담당 직원이 의원의 요청을 냉정하게 거절할 수 없는 구조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관용 차량의 운영 및 사용 기준을 더욱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남구의원은 “의정 활동을 위해 관용 차량을 썼다지만, 의회 전체 일정이 아닌 의원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 구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차량인 만큼 사적 이용은 엄격히 금지하고 관리 규정을 강화하거나 새로 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A 의원은 “민원 현장 이동 등 의정 활동 목적으로만 차량을 이용했지 그 외 용도로 쓰진 않았다”며 “법에 저촉되는지 몰랐다. 문제 인식 후엔 관용 차량을 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남호현 의장은 “제9대 의회 후반기 원구성 이후 A 의원의 관용차 사적 이용 문제가 제기돼 사실관계 확인 후 전체 의원에게 공식 행사 외 이용을 자제해달라는 내부 방침을 전달했다”며 “징계 요구 등은 없어서 구두 경고(주의)로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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