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3(화)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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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주민자치 과정에 반드시 지켜야 할 핵심 포인트로는 첫째, 주민자치는 모든 활동과 사업을 민주 자치 정신을 기반으로 하고, 이를 보다 성숙시켜가는 노력이 본질이라는 점이다. 즉 마을의 문제를 민주적(상호 존중, 양보 타협, 민주적 결정), 자치적(자발성, 자주성, 자율성)으로 풀어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과정을 소홀히 하고 시설확보 등 결과만 추구한다면 이는 결코 주민자치라고 할 수 없다. 둘째, 주민자치는 이웃 간 유대와 신뢰, 상부상조의 마을공동체를 형성하고 성숙시켜, 보다 살기좋은 공동체로 만들기 위한 활동이다. 따라서 주민자치 활동과정에 분열 갈등, 사적 이익 추구, 파벌조성 등의 공동체 파괴행위가 있다면 이는 주민자치의 목적에 반하는 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그러나 주민자치 현장에서는 주민의 자치의식과 역량을 후퇴시키거나 마을 공동체의 성숙발전을 저해하는 등 주민자치의 본질과 목적에 반하는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이런 경우 어떻게 대응하고 헤쳐나갈 것인가는 주민자치의 성패를 좌우하는 또 하나의 관건이 된다. 따라서 주민자치 과정에 주민지도자들은 주민자치의 본질적 가치를 되새기면서 저해환경에 당당히 대처하는 정도자치로 나가야 한다. 저해요소 몇 가지를 들어본다. 첫째, 단체장, 의원 등 선거직들의 정치 세력화 시도다. 정치세력화는 정치의 속성이지만 과도한 경우 마을공동체의 분열 갈등을 유발하고 공동체의 통합을 저해하게 된다. 따라서 주민지도자를 자신의 정치조직으로 포섭하려는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 단체장은 주민을 정치적으로 조직화하기보다는 정도자치 실천으로 행정의 성과를 거두어 주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는 노력을 해야 한다. 둘째, 집권적 행정체제와 국가주도 성장과정에 형성된 관에 순응 협조하는 의식과 문화다. 정부의 정책과정에 협조 참여는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부당한 일에 정당한 비판을 하지 못하거나 사적인 일까지 행정에 의존하거나, 본연의 일에 행정의 눈치를 살피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 셋째, 정치 과잉과 일당 독점, 줄 세우고 편 가르는 세력화 경쟁, 깊은 성찰없는 맹목적 지지 참여 등 후진적 정치구조와 문화 속에서 어떻게 공동체의 분열과 갈등을 막고 통합성을 지켜갈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넷째, 정치권의 지방자치와 주민자치 육성의지 부족이다. 지방자치법 시행 80년이 되어가고 있으나 핵심원리인 주민자치는 아직 제대로 법적 근거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국회와 정치권이 민주주의와 주민자치 발전에 관심도 의지도 없는 이유가 궁금하다. 정치권의 소극적 태도에 맞서 주민자치 발전을 위한 법 제도적 토대를 만들어 내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 우리 주민자치는 국회와 정치권, 중앙정부의 방치 억압, 극우세력들의 부정적 인식, 이념과 지역간 대립, 지방선거를 앞둔 단체장의 무관심 등으로 지자체의 주민자치 육성 노력은 시들어가고, 현장은 관치적 분위기에 압도돼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4.19, 5.18, 6.10 항쟁과 촛불혁명으로 제도적 민주화를 이뤄 냈던 국민적 역량과 25년의 주민자치 학습에서 얻은 주민자치의 가치인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에 의한 실질적 마을민주주의, 주민자치를 꽃피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 법적 근거, 정부지원이 없어도 우리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것이 본래 주민자치가 발전해온 역사인 것이다. 척박한 자치환경이나 정책 부재 속에서도 정도의 주민자치를 꽃피워 내겠다는 열정으로 충만 된 주민자치 리더들이 앞에서의 핵심포인트를 유념 및 실천해 간다면 또 하나의 민주주의 혁명, 주민자치를 꽃피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 올해는 그런 진정한 주민자치 리더들과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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