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내 고등학교에서 재시험이 증가하고 있다. 공정성 훼손이 심각하다. 내신 평가방식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학교 행정의 누수는 물론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교육청은 특단의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관내 공·사립고등학교 68곳에서 최근 3년간 치러진 지필평가 재시험이 모두 600건에 이른다. 연도별로 2022년 164건, 2023년 197건, 2024년 239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의 경우 재시험 결정 사유 중 ‘정답 없음’이 10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출제 오류(75건), 복수 정답(14건), 문항 전재(3건), 시험 범위 오류(2건), 기타(36건) 등이다. 재시험 과목은 과학(68건)·사회(66건)·수학(48건) 3과목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국어(27건)·영어(16건) 순으로 집계됐다.

대학 진학과 밀접한 고교에서 평가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교육 당국도 엄중히 여기고, 해당 학교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 등으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재시험을 줄이기 위해 일선 교사들의 역량을 높이는 노력도 뒤따라야 하겠지만 교장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집중 점검해야 한다. 감사 결과에 따라선 신분상 제재 등의 조치가 내려져야 함은 당연하다. 재시험이 빈번한 곳에 대해선 전문가 진단을 받도록 해야 한다.

툭하면 다시 시험을 쳐야 하는 심리적 부담은 오롯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몫이다. 불만이 누적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학원 문제지를 그대로 출제한 사례도 간간이 드러나고 있다. 학부모의 이의 제기로 경찰 고발로까지 비화되는 경우도 있다.

광주교육청은 관리센터를 운영해 상시 모니터링, 컨설팅 제공, 업무 담당자 연수 등을 강화하고, 재시험 현황을 지필평가 종료 후 연 4회 제출하도록 해 책임감을 높일 계획이다. 고등학교에서 해마다 200건에 달하는 재시험이 실시되고 있다니 유감이다. 모든 학교의 성적과 평가를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관리하고, 재발 사태 방지에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 방치해선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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