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7(월)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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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옛 전남도청 자리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조성하면서 1980년 당시의 모습이 상당 부분 훼손돼 아쉬움이 컸던 게 사실이다. 정부가 늦게나마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을 꾸리고 이곳을 1980년 5·18 때의 모습대로 복원, 역사의 기념공간으로 만든다니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듣자니, 추진단이 옛 전남도청 별관 2층에 있었던 ‘계엄사령부 전남북 계엄분소 보도 검열관실’복원에 난색을 드러내고 있는 모양이다. 당시 보도 검열관실이 있었던 공간이 사라져서 복원이 어렵다는 게 이유다. ‘옛 전남도청 복원’을 목적으로 문체부 산하에 전담 조직까지 갖춘 그들의 입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사실, ‘보도 검열관실’은 예나 지금이나 비상계엄령의 상징이다. 계엄령이 선포되면 무조건 보도 검열관실이 설치돼 이를 비판하는 언론을 통제하고, 검열이라는 명분으로 기사 삭제·확대를 관장하는 곳이 바로 보도 검열관실이다.
옛 전남도청 보도 검열관실 복원사업은 당사자인 언론인들이 나설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중차대한 사안이다. 즉, 정부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 문제를 역사적·교육적·문화적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몇 가지 있다. 먼저, 역사적 의미다. 보도 검열관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군부가 언론을 통제하던 공간으로, 계엄 상황에서 언론 검열과 정보 조작의 실상을 보여주는 역사의 현장이다. 이를 복원함으로써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진실과 가치를 후대에 전해줄 터미널의 기능을 한다는 게다.
이와 더불어 교육적 가치다. 현대사에서 5·18 민주화운동은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그 중심에 있는 보도 검열관실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당시 언론통제의 현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실제 공간을 복원해 체험형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의 숭고한 가치를 공유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문화·기념공간으로서의 역할이다.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옛 전남도청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더불어 문화·기념공간으로서 시너지 요소를 갖고 있다. 보도 검열관실이 복원되면 5·18 관련 시설과 연계해 방문객에게 깊이 있는 역사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아울러 기억과 치유의 기능이다. 보도 검열관실은 단순한 유적이 아니라 당시 희생자들과 언론인들이 겪었던 탄압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를 복원해 당시의 실상을 재조명하고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운 사람들의 희생을 기리는 건 사회적 치유의 과정이 아닌가 싶다.
특히 보도 검열관실은 국제적 의미를 지닌 공간이다. 세계적으로도 민주화운동과 언론 자유를 기리는 장소들이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인정받는 이유다. 우리가 이곳을 복원하고 보존한다면, 국제적으로 민주주의 발전과 언론 자유 수호의 역사 현장의 공간으로 거듭날 테다.
강조컨대, 옛 전남도청 보도 검열관실 복원은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의 가치를 주창하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이게 복원되면 세계에서 유일한 언론통제 현장으로 남아 민주주의 탄압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역사적·교육적·문화적 공간이 될 게 분명하다. 추진단은 정치 논리를 떠나 무엇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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