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0(토)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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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11시30분께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내 ‘기억하고 행동하는 광주시민분향소’.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아 광주청소년촛불모임과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이 마련한 이곳 분향소에는 희생자 304명의 사진과 함께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헌화대에는 앞서 다녀간 추모객들이 올려놓은 국화꽃 여러 송이가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도 그 수는 좀처럼 늘지 않았다.
점심을 먹을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민주광장 주변을 오가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분향소를 향하는 발길은 10분에 1명 꼴에 그쳤다.
헌화대 옆 천막에서 지역 내 다른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번갈아가며 이곳을 지키던 (사)어린이도서연구회 관계자들이 바깥으로 나온 건 추모객을 맞이할 때보다 강풍으로 꺼진 촛불을 다시 켜기 위할 때가 더 많았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이들은 찾아온 추모객 모두 정성껏 맞이하며 상주 역할을 묵묵히 이어갔다.
시민 이모(20대)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뉴스를 통해 사고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었다”며 “몇 년 전만 해도 추모객들로 긴 줄이 늘어섰는데, 오늘은 한 두 사람만 보여 참사가 잊혀지는 것만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매년 분향소를 지켜오는 시민단체 역시 찾아오는 발길이 점차 줄어드는 걸 체감하고 있었다.
분향소 운영에 11년째 함께하고 있는 김은경 (사)어린이도서연구회 광주지부장은 “세월호 참사 초기 많은 이들이 보였던 관심은 시간이 흐르면서 줄어들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여러 사건으로 시민들의 관심이 분산되면서 분향소에 오는 추모객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지부장은 “10대 때 세월호 참사를 본 세대와 달리 요즘 학생들은 2014년 4월16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잘 모른다”며 “우리 시대의 아픈 역사인 세월호 참사를 잊어버린다면 미래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 우리는 항상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억하고 행동하는 광주시민분향소’는 오는 16일까지 운영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세월호 참사 당일인 16일 오전 7시 진도 동거차도 인근 해역에선 4·16재단 주최로 선상추모식이 열린다.
같은 날 오후 3시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 앞에선 ‘세월호 참사 11주기 목포 기억식’이, 오후 7시 5·18민주광장에서는 ‘광주 기억문화제’가 진행된다./주성학 기자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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