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命理學)은 인간을 둘러싼 자연의 이치를 읽어내는 학문이다. 그래서 명리학을 자연철학이라고 부른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다. 나무가 봄에 싹을 틔우고, 여름에 무성해지고, 가을에 열매를 맺고, 겨울에 숨을 고르는 것처럼 인간도 자연의 주기 속에서 태어나고 살아간다. 명리학은 이 거대한 흐름을 음양오행(陰陽五行)이라는 원리로 읽어낸다.

명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월지(月支)이다. 월지는 사람이 태어난 계절을 뜻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어디에서 탄생했는가를 보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 계절 속에서 어떤 음양오행을 갖췄는가를 보는 것이다. 월지는 생명력의 강약을 판단하는 핵심이다.

봄에 태어난 사람은 목(木)의 기운을 머금고 태어난다. 봄은 생명의 시작이다. 그러나 봄에 태어났다고 모두 강한 것은 아니다. 봄 초입의 찬 기운이 남아 있는 시기에 태어났다면, 아직 목의 힘은 약할 수 있다. 반대로 한여름에 태어난 사람은 화(火)의 기운을 크게 얻는다. 여름은 열정과 확산의 계절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뜨거운 기운은 오히려 사주를 마르게 할 수도 있다. 가을은 금(金)의 계절이다. 결실과 정리의 에너지를 품는다. 겨울은 수(水)의 계절이다. 수렴과 재충전, 준비의 시간이 된다.

명리학은 바로 이 자연 주기를 사람의 삶에 투영한다. 그리고 대운(大運) 역시 이 흐름을 따라 배치된다. 대운은 단순히 10년 단위로 흐르는 것이 아니다. 명리학은 대운을 방합(方合)으로 묶어, 30년씩 하나의 거대한 계절로 본다.

30년 목(木) 대운은 봄의 흐름이다. 생명력, 확장, 개척의 시간이 된다. 30년 화(火) 대운은 여름이다. 성장, 투쟁, 빛남의 시간이다. 30년 금(金) 대운은 가을이다. 결실과 정리, 그리고 수확의 흐름이 된다. 30년 수(水) 대운은 겨울이다. 에너지 보존, 준비, 통찰의 시간이다.

인간은 이 거대한 자연 리듬을 따라간다. 어떤 이는 봄 같은 목대운에서 인생의 기틀을 세우고, 여름 같은 화대운에서 눈부신 성취를 거둔다. 어떤 이는 겨울 같은 수대운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고, 다음 생명의 준비를 한다. 명리학은 이러한 자연스러운 리듬을 읽어내는 도구다.

대운을 해석할 때 방합을 중심으로 계절의 큰 흐름을 먼저 읽고, 그 위에 세운(歲運)의 세부 변화를 얹어 해석하면 인간 삶의 맥락이 선명해진다. 명리학은 인생을 자연처럼 이해하게 한다. 봄의 뿌리 내림, 여름의 성장, 가을의 결실, 겨울의 수렴. 명리학은 이 순환을 인간 존재 속에서 되새기게 하는 위대한 자연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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