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21대 대통령 선거 TV 토론이 정치 분야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마지막 3차에서도 치열하게 네거티브 공방을 펼쳤다. 여론조사상 선두에 오른 이재명 후보는 협공을 받았고 차분한 방어에 집중했다. 대선을 일주일 앞둔 난타전이었다. 국내외 위기 극복을 위한 비전 제시 등 정책 검증이 미흡했다. 곧바로 사전투표다. 승부를 가를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선거가 종착역을 향하는 가운데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괴물 독재국가 출현을 막고 새로운 희망의 제7 공화국을 준비하는 데 협력하자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5선 국회의원, 전남지사, 민주당 대표,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 등을 역임한 이 고문은 “저는 아버지에 이어 2대째 민주당 당원이었고, 민주당에서 의무를 다하며 성장했고 기회도 누렸지만 동행할 수는 없다고 결론지었다”고 했다.

즉각적으로 호남 민심이 들끓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페이스북에 “시·도민의 뜻을 배신하고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내란세력을 응징해야 하는 선거의 의미를 통째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 끝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더니 결국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길을 택하고 말았다”고 직격했다. 186개 시민단체가 모인 내란청산·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내란세력과 한 몸이 돼서라도 욕망을 실현해보겠다는 민낯이 드러났다”고 규탄했다.

12·3 비상계엄과 그로 인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두 달 만에 치러지는 조기 대선이다. 엄중한 시기, 생중계로 진행된 TV 토론 역시 상대를 압도하며 국정 청사진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제 후보들은 막판 지지세 끌어모으기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호남 출신의 큰 정치인이라는 이 상임고문의 행보도 이와 관련해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 반응이 심상찮다. 과거 이낙연계로 분류됐던 인사들도 자기 의사와 다르게 곤혹스런 입장이라고 한다.

민주당은 배신이자 반역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투표로 내란을 종식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의 심장, 호남의 선택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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