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3(일)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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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촌장의 노래 ‘풍경’의 한 소절이다. 이 곡은 반복되는 단순한 구절 속에 깊은 철학을 담고 있어, 질서의 회복이나 삶의 균형을 상징하는 노래로 자주 인용된다.
그렇다. 노랫말처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돌아오는 것’이다. 듣는 이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기는 이 노래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제자리’라는 말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각자의 자리, 각자의 역할, 각자의 책임이 균형을 이루는 모습. 그 정적이지만 단단한 질서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아름다움이 아닐까.
2024년 12월3일, 우리는 그 아름다움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일명 ‘12·3 내란 사태’는 헌정 질서를 부정하고, 국가권력을 사유화한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국민의 위임을 받은 권력이 오히려 국민을 기만하고, 국민의 이름으로 벌어진 일들이 실제로는 민의를 철저히 왜곡한 사기극이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은 분노했다.
검찰은 법의 수호자가 아니라 정치의 공작자가 됐고, 정보기관은 외부의 위협보다 내부의 반대를 억누르는 도구로 변했다. 언론은 스스로 침묵하거나 아첨을 선택했고, 국회는 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됐다.
민주공화국이라는 말이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지던 시절. 진실은 왜곡되고, 상식은 조롱받았으며, 사람들은 점차 말문을 닫았다. “이게 나라냐”라는 질문이 다시 입에 오르내렸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역사의 반작용은 시작됐다. 부정과 파괴는 순간이지만, 회복과 재건은 끈질긴 믿음과 연대에서 비롯된다. 시민은 기억했고, 저항했고, 투표했다.
2025년 6월3일, 이재명 정부의 출범은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었다. 그것은 깨어있는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되찾아온 과정의 결과였다. 물론 ‘완벽한 정상화’라고 말하긴 어렵다. 여전히 시스템은 왜곡된 흔적을 지우지 못했고, 구조적인 개혁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정부 출범 이후 사회는 ‘제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무너졌던 공공의 가치가 다시 복원되고, 잊혔던 민생의 언어가 정치의 중심이 되고 있다. 또한 정의와 공정이라는 말이 단지 수사적 장식이 아니라 실천의 과제가 됐다.
검찰권의 축소와 수사·기소 분리, 경찰과 정보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 사법부의 독립성 회복은 그 출발점이다. 더 나아가 지역 균형발전과 재정 분권, 교육개혁과 기후정책, 플랫폼 노동자 보호법 등은 오랜 시간 뿌리내린 불평등과 부조리를 바로잡는 긴 여정의 일부다. 그것은 하나의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그러나 방향을 바로잡고, 시민과 함께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분명할 때, 우리는 비로소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 아름다운가. 필자는 이제 단언할 수 있다. 혼란 속에서 하나씩 제자리를 되찾아가는 이 공동체의 모습이야말로, 이 시대가 목격하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다. 조용하지만 분명한 회복의 시간, 그 소중한 장면 안에 우리가 함께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 민주주의는 늘 위기 속에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증명의 현장 한가운데 서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시인과 촌장의 노래 ‘풍경’이 가슴에 절절히 와닿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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