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아이클릭아트

올해 상반기 전남 지역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건수와 피해액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6월 전남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건수는 299건, 피해액은 127억, 검거 인원은 37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발생 건수 245건, 피해액 82억원, 검거 인원 173명보다 각각 22%, 54%, 116% 이상 늘어난 수치다.

1억원 이상 ‘고액 피해’ 사건은 총 233건이었다. 피해자의 연령대는 60대 이상이 98명(42%)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는 50대 96명(41%), 40대 39명(16%) 순이었다.

고액 피해가 50대 이상에 집중된 것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산이 많고 ‘악성 앱’ 같은 정보 기술에 비교적 취약한 특성이 겹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발생 건수 대비 피해액이 급증한 이유는 고액 수표 발급을 유도하는 수법이 성행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지난 3월 목포에선 서울남부지검을 사칭한 이들에게 명의가 도용됐다고 속은 피해자가 1억원의 수표를 직접 건네는 일이 있었다.

저금리 전환 대출 명목으로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수법도 여전했는데, 최근에는 일정 수수료를 받고 ‘자금 세탁’을 전문으로 하는 파생 범죄도 성행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전남경찰은 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A(20대)씨 등 2명을 최근 구속 송치했다.

A씨를 도운 조직원 4명과 이들에게 통장을 양도한 가담자 24명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자금 세탁 일당 6명은 지난 2023년 7월부터 약 3개월 동안 대량 모집한 대포통장을 통해 피싱 범죄 수익 23억3천여만원을 분산 인출한 혐의 등을 받는다.

A씨 등은 은어와 존칭을 사용하며 상하 관계를 위장해 경찰 수사를 피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씨가 인출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조직원을 폭행한 정황도 확인해 특수상해 혐의도 적용했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MZ세대 중심으로 구성된 범죄 조직들이 단순 폭력에서 벗어나 피싱·자금세탁 등 금융의 영역까지 범행을 확장하고 있다”며 “출처 불명의 문자나 전화로 계좌이체 등을 요구받는 경우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광주에서도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지난 1-6월 광주 지역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 검거 인원은 각각 전년 대비 20%, 87%, 44% 증가한 255건, 152억원, 341명이었다.

1억원 이상 고액 피해자는 41명이었는데, 이 중 60대 이상이 28명(68%)으로 집계되는 등 광주·전남 모두 보이스피싱 피해가 고령층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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