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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과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로컬100’(지역문화매력 100선)에 이름을 올리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가을이 깊어지는 지금, 담양 곳곳의 숲과 정원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소박하지만 확실한 위로를 건넨다.
◇대숲의 바람이 들려주는 치유의 소리 ‘죽녹원’
2003년 개장한 죽녹원은 담양읍에 위치한 31만㎡ 규모의 대나무숲으로 매년 100만명 이상 찾는 담양의 대표 관광지다. 지역 자원인 대나무를 활용해 조성한 이곳은 개장 이후 20년 넘게 담양을 상징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죽녹원은 단순한 산책 공간이 아니라 담양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장소다. 예부터 담양은 대숲 고을로 불렸으며 대나무는 지역 문화와 생활 전반을 지탱해 왔다. 담양군은 이러한 배경을 살려 죽녹원을 친환경 생태공간으로 조성했고 이제는 담양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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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 안으로 들어서면 사방에서 울리는 바람과 댓잎 부딪히는 소리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게 한다. 햇살이 대나무 사이로 흘러내려 길 위에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지는 풍경은 산책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숲속에는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2.4㎞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등 8가지의 주제로 구성된 산책로는 방문객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시와 정자가 숨 쉬는 공간 ‘시가문화촌’
죽녹원의 후문으로 나오면 또 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담양의 가사문학 정신을 계승한 시가문화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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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은 조선 중기 국문학사를 빛낸 가사문학의 산실이다. 송순을 비롯해 송강 정철, 석천 임억령 등 수많은 문인들이 이곳에 터를 잡고 정자를 지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원림과 누정 속에서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짓던 선현들의 발자취는 오늘날까지 깊은 울림으로 전해진다.
담양군은 전통을 잇기 위해 면앙정, 송강정 같은 정자와 우송당, 죽로차제다실, 한옥체험장 등을 한자리에 재현해 시가문화촌을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정자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옛 시인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거나 한옥에서 머물며 옛 선비들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죽녹원 정문에서 숲길을 지나 도착하거나 후문에서 곧바로 입장할 수도 있어 접근성 또한 좋다. 대숲 산책의 여운을 이어가며 문학과 역사를 만나는 경험은 담양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을 더해준다.
◇수백 년 나무가 만든 그늘 ‘관방제림’
죽녹원 초입에 자리한 봉황루 전망대에 서면 담양천을 따라 펼쳐진 관방제림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관방제림은 1991년 11월27일 천연기념물 제66호로 지정된 숲으로 조선시대 홍수 방지와 마을 보호를 위해 조성된 수해 방지용 풍치림이다.
이곳에는 수령 300-400년을 자랑하는 느티나무, 푸조나무, 팽나무, 벚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고목들이 줄지어 서 있는 2㎞ 흙길을 걷다 보면 번잡한 생각이 사라지고 자연이 주는 고요한 위로가 천천히 스며든다.
가을의 관방제림은 더욱 특별하다. 붉게 물든 단풍들이 고목의 거친 나무껍질과 어우러지며 마치 오랜 그림책의 한 장면을 펼쳐놓은 듯하다.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이 숲은 지역민들의 자부심이자 방문객에게는 세월이 켜켜이 쌓인 자연의 장엄함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군민이 지켜낸 풍경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관방제림 끝자락에서 이어지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담양의 또 다른 상징이다. 2000년 국도 확장 공사 당시 잘려나갈 위기에 놓였으나, 군민들의 서명 운동과 보존 의지로 지켜낸 소중한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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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옆으로 곧게 뻗은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직선의 숲길은 사계절 다른 빛깔을 보여주지만, 특히 가을이면 붉게 물든 잎들이 장엄한 풍경을 만든다. 길을 걸으면 한 폭의 수채화 속을 거니는 듯한 착각이 드는 이곳은 사진 명소로 알려지며 젊은 여행객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웨딩 촬영지로도 유명해 신혼부부들이 자주 찾고 영화와 드라마의 장면 속에서도 여러 차례 등장해 대중에게 익숙하다. 자전거를 타며 바람을 가르는 청춘 여행객들, 가족과 함께 천천히 걷는 이들의 모습은 담양의 일상적인 가을 풍경이 됐다.
◇정원문화 확산의 거점 ‘국립정원문화원’
금성면에 자리한 국립정원문화원은 7㏊ 부지에 갤러리온실과 K-가든, 야외정원, 한옥쉼터, 연못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정원 감상의 장을 넘어 정원문화의 확산과 교육 그리고 치유의 가능성이 함께 자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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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문화원은 정원전문가 기본·심화과정, 정원관리사 양성과정, 시민강좌, 온라인 이러닝 클래스 등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공자와 창업 희망자들은 이론과 실습, 현장 답사를 거쳐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정원 전문가로 진출한다. 또한 주부, 청년, 은퇴자 등 일반인도 계절 정원 가꾸기, 반려식물 관리법, 원예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교육을 통해 도시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원 수업을 제공하며 수료 후에는 정원 카페 창업, 치유정원 코디네이터, 원예 강사 등으로 활동할 수 있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자매결연·우호교류·고향사랑기부자 ‘무료 혜택’
담양군은 더 많은 사람들이 지역의 숲과 정원을 부담 없이 즐기도록 다양한 무료 입장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자매결연·우호교류 도시 주민들에게 죽녹원, 메타세쿼이아랜드, 한국대나무박물관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신분증 등 증빙서류만 제시하면 입장료 없이 관람할 수 있어 교류 도시 주민들에게는 담양 여행의 즐거움이 한층 더 커졌다.
현재 교류를 맺은 도시는 대구 달성군, 서울 성북구·용산구·중랑구, 대전 서구, 충남 계룡시, 충북 제천시, 전남 신안군, 광주 남구, 경기 성남시, 전북 순창군, 경북 울진군 등 12곳이다.
또한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한 기부자에게도 특별한 혜택이 주어진다. 담양군에 10만원 이상 기부하면 1년 동안 죽녹원, 메타세쿼이아길, 한국대나무박물관, 소쇄원 등 주요 관광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정책은 더 많은 방문객이 머물고 다시 찾게 만드는 기반이 되고 있으며 실제로 담양군은 전남 인구감소지역 중 생활인구 1위를 기록하며 지역 활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체류인구가 등록인구의 7배를 웃돌 만큼 외부 방문객 비중이 높아 관광정책이 생활인구 확대와 직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담양군은 앞으로도 정원·체육·관광 인프라를 연계해 머무는 관광을 강화하고, 생활인구가 지역경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다.
◇담양 찾는 발길, 1천576만명이 남긴 기록
담양의 숲과 정원의 매력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지난해 담양을 찾은 방문객은 1천576만명에 달한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여섯 번째로 많은 규모다. 평균 체류시간은 9시간33분, 하루 이상 머무는 비율은 78.6%에 이른다. 단순히 스쳐가는 여행지가 아니라 머물고 싶은 곳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관광 소비 규모는 545억원으로 지역 식음료업 비중이 높았다. 담양군은 숙박·체류형 관광을 강화해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6만2천여명으로 그중 베트남·중국·필리핀 여행객이 가장 많았다. 세계인에게도 담양의 숲과 정원은 매력적인 여행지로 다가가고 있다.
죽녹원의 바람, 관방제림의 고목, 메타세쿼이아길의 붉은 잎, 국립정원문화원의 계절 정원은 담양이 품은 서로 다른 얼굴이다. 네 가지 풍경은 저마다의 목소리로 가을을 노래하며 방문객에게 오래도록 남는 기억을 선물한다.
정철원 담양군수는 “담양의 숲과 정원은 군민의 자부심이자 우리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자연과 사람이 함께 숨 쉬는 생태 관광도시 담양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담양의 가을은 잠시 머무는 풍경이 아니라 오래 남는 여운이다. 숲과 정원의 도시 담양에서 계절이 들려주는 위로를 만나보길 바란다.
/담양=정승균 기자·박선옥 기자
담양=정승균 기자·박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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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4 (수) 12: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