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확기인 최근 급격히 확산한 벼 깨씨무늬병 피해가 농업재해로 인정받았다. 초기 잎에 깨씨 모양의 암갈색 병반이 생기고 심할 경우 벼알에 반점이 형성돼 미질 저하 등을 유발한다. 올해 적기 방제했음에도 평년을 웃도는 이례적인 고온과 가을 장마라는 잦은 강우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비단 벼 뿐만 아니다. ‘미친 날씨’가 농작물 생육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남도내 전체 벼 재배면적의 9.3%에 달하는 1만3천ha 규모(10월1일 기준)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년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전의 감기 수준에 비하면 코로나급이다. 전남도는 농림축산식품부에 특별 대책을 계속 요청해왔다. 농민들은 한시름 덜어내게 됐다. 심각성을 직접 확인한 전남도가 지난달 말 전국 최초로 건의했고 정부에서도 조속하게 받아들였다. 환영하는 바다. 앞으로 정부 차원의 조사 결과에 따라 농약대 등 재난지원금 지원과 전량 매입 등의 실질 방안이 마련된다. 정책자금 상환 연기 및 이자 감면조치는 물론, 필요한 경우 금리 1.8%의 재해대책경영자금 등도 융자 지원한다.

전국적으론 약 3만6천㏊에서 깨씨무늬병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1만6천ha와 비교하면 확산세가 매우 가파르다. 시도별로 보면 전남이 36%를 차지하고, 이어 충남 7천800, 경북 7천300, 전북 4천400, 기타 3천500㏊ 순이다. 벌써 수확을 마친 경우에도 미곡종합처리장(RPC) 수매 실적 등을 확인해 지원이 가능하다. 단 한 곳이라도 누락돼선 안 된다. 빠른 시일 내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또 서둘러 지급돼야 한다. 전남도는 현재 국가정보관리원 화재로 재난시스템(NDMS)이 일시 중단된 상황을 감안해 신고와 접수가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벼 수확 전에 보험 신청을 해야 한다며 적극 안내하고 있다.

급격한 이상기후에서 초래됐다. 벼 병해가 빈번해지고 있다. 다양한 농작물에도 파급되고 있다. 생산량이 감소하고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농업인의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피해 농산물을 전량 매입하고 복구비를 신속히 지원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되고 있다. 현장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중장기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농가의 경영 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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