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범식 광주고등법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인사말하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광주지법 목포지원이 ‘신안 염전 착취사건’의 피의자에게 내린 형이 국민 법 감정과 너무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1일 광주고법 등 각급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설범식 광주고등법원장에게 “중증 지적 장애인이 37년이나 실종돼 신안 염전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었다”며 “가해자가 2019년부터 4년간 6천600만원의 임금을 안 줘 기소됐는데, 어느 정도 형량이 적정한가”라고 물었다.

설 법원장이 질의한 사건을 잘 모르겠다고 하자 주 의원은 “벌금 300만원이 나왔는데 그나마도 집행유예였다. 눈을 의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 의원은 “양형에 있어서 사법부와 국민 간 괴리가 크다”며 “가해자가 동종 범죄로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는데 어떻게 이런 판결이 있을 수 있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4년 사건도 놀랍다고 할 수준이었는데, 36명 중 1명만 실형을 받았다”며 “구속됐던 염전주는 석방 후 군의원이 돼 재선의원으로 활동 중”이라고 꼬집었다.

주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설 법원장은 “적정한 양형이 이뤄지도록 관내 법원 판사들과 토의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해당 사건의 피의자는 지난 8월 1심 선고를 받은 후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그는 지난 2023년 관계 당국의 점검과 신안군의 의뢰로 입건됐는데, 수사 당시 피해자와 분리되지 않은 채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이 사건의 피해자는 2014년에도 수사 당국이 유사 사안의 피해자로 인지했으나 구조 등 조치가 이뤄졌지 않았다는 대목에서 비판이 거세다.

이에 대해 전남경찰청은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수사 착수부터 장애인 권익옹호기관에 의뢰했으나 피해자가 완강히 거부했다”며 “의사에 반해 보호시설 등으로 옮길 법적 근거가 없어 분리 조치를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당시 사건 담당자가 피해자의 가족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끊어버렸고 관련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문자 메시지를 전달했음에도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며 “2014년 당시 피해자 보호 조치에 대해선 확인 중”이라고 부연했다./안재영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