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에 모래가 쌓여 형성된 해안사구가 관리 기준 부재로 훼손되고 있어 체계적인 관리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안사구는 바람에 의해 해변 후면에 쌓여 형성된 언덕으로 폭풍이나 해일 시 어촌을 보호하는 자연 제방 역할을 하고 지하수를 통한 용수 공급 기능도 수행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이 22일 해양수산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국내 해안사구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조사 자료는 2017년 연구조사로 이마저도 법정 통계가 아닌 상황이다.

그나마 9년 전인 2016년 기준 국내 해안사구는 189개로 그 중 전남이 58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충남 42개, 강원 30개, 인천 18개, 제주 14개, 경북 12개, 전북 7개, 부산 4개, 경기 2개, 경남 2개 순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와 지자체가 실제로 관리하는 해안사구는 3% 수준인 6개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안사구 관리가 부실한 원인으로는 총괄 주무 부처의 부재가 꼽힌다.

해안사구는 환경부, 국가유산청, 해양수산부가 각각 관련 법에 따라 일부 소관 업무를 맡고 있으나 법령상에 ‘해안사구’라는 명칭이 직접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별도 관리사업조차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다.

그나마 국가유산청이 신두리 해안사구를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2016-2025년 약 351억원을 투입했지만 관리 매뉴얼조차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해안사구가 가장 많이 분포한 전남은 예산 투입 사례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해안사구 훼손은 더욱 심각한 상태다.

2017년 기준 전체 189개 해안사구 중 절반이 넘는 96개의 관리가 필요한 상태였다. 1950년대 미군이 촬영한 항공사진에 따르면 당시 사구 면적은 79.4㎢였으나 약 50년이 2016년에는 50.4㎢로 줄어 29㎢(36.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6년 이후에는 실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현재 정확한 면적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실제 경남도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남해군에 존재했던 해안사구 2개는 현재 모두 훼손돼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제주도 해안사구의 82.4%가, 동해의 경우 최대 41.9m의 백사장이 사라지는 등 국토 손실 사례도 보고됐다.

서삼석 의원은 “해안사구는 국토 해안선과 배후 지역을 보호하는 자연 방어물이자 담수 저장소, 희귀 동식물의 서식처로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보존·관리 지침 마련과 이용 시 피해 최소화 가이드라인 정비가 시급하며 무엇보다 관리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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