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GITC국제대학교 부총장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하늘은 한층 높고 맑다. 그러나 나뭇잎이 떨어지고 나무가 말라가듯 몸도 변화를 일으킨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커지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곳이 관절이다. 찬 공기와 큰 온도 차는 근육과 인대를 긴장시키며, 혈액순환을 방해해 통증을 쉽게 유발한다. 이맘때가 되면 어떻게 알았는지 TV나 인터넷에서 쏟아지는 ‘관절 건강식품’ 광고들은 치명적인 유혹이다. 하루만 먹어도 효과가 있다는 듯한 문구, 기적처럼 통증이 사라진다는 체험담, 유명인이 등장하는 광고가 손가락을 가만히 두지 못하게 전화기 다이얼을 누른다. 그러나 관절 건강에는 단기간의 기적은 없다. 꾸준한 생활습관만이 관절을 지켜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최근 건강 분야에서 ‘헬시 에이징(Healthy Aging)’, ‘모빌리티 트레이닝(Mobility Training)’ 같은 키워드들이 정신없이 소비자를 현혹한다. 시니어 세대들이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활기차게 오래 사는’ 데 집중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이 흐름은 관절 건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치료보다, 움직일 수 있는 능력과 일상생활의 자유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기온이 내려가면 관절은 금세 굳는다. 특히 무릎과 허리처럼 움직임이 많은 부위는 찬바람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체온을 조절하고, 무릎 담요나 보호대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는 아직 젊으니까 괜찮다”는 생각보다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몸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도 늘 따뜻한 사람이 되면 금상첨화다.

둘째, 움직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가을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갑작스러운 등산이나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관절에 부담을 준다. 대신 매일 30분 정도 가볍게 걷거나, 수영이나 자전거처럼 관절에 부담을 덜 주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 바로 일어나지 말고 굼벵이처럼 침대 위에서 꾸물거리면서 무릎과 발목을 천천히 돌려주는 스트레칭, 발끝 부딪치기로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주며 일어나는 것도 좋겠다.

셋째, 밥상의 균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칼슘과 비타민 D는 뼈를 단단하게 하고, 생선이나 견과류에 들어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몸속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값비싼 건강식품에 의존하기보다는 멸치나 두부, 제철 과일과 채소, 고등어나 연어 같은 생선을 꾸준히 먹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요즘은 ‘기능성 영양’이라는 말이 자주 들리는데, 이는 단순히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는 것을 넘어 몸의 기능을 돕고 질병을 예방하는 식습관을 의미한다. 결국, 건강은 슈퍼푸드나 보조제보다, 매일 마주하는 우리 밥상에서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웃음의 힘이다. 관절의 마디처럼 우리 인생 마디마디 마다의 아픔에 웃음으로 그 아픔들을 넘어가자. 크게 웃을 때 몸은 긴장을 풀고, 엔도르핀이 분비돼 통증이 완화된다. 연구 결과에서도 웃음이 근육을 이완시키고 통증에 대한 인내력을 높여준다고 보고된다. ‘웃음은 천연 진통제’라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건강은 광고나 인터넷 배너에서 얻는 것이 아니다. 하루하루의 작은 습관, 생활 속의 지혜, 그리고 웃음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건강 비결이다. 이 가을, 따뜻한 옷과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그리고 마음을 밝히는 웃음으로 관절도 팔팔하게 우리 삶도 팔팔하게 만들어 가자. 오늘도 행복이 활짝~~ 어깨도 활짝~~ 허리도 활짝 펴고 당당하게 걸어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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