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4(화) 20:27
|
SK하이닉스 주가 폭등으로 단숨에 4천200pt에 진입했던 코스피는 급등 후 쉬어가는 모습이다. 반면에 최근 외국인 수급이 들어왔던 코스닥은 코스피와 조금이나마 키 맞추기를 하는 중이다. 코스피는 10월에 19.9% 폭등하며 1995년 이래로 역대 6위급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 주간 가장 큰 이슈였던 APEC 정상 회의라는 행사 아래 트럼프와 시진핑 그리고 젠슨 황까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거물들과의 만남은 굉장히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는 얻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얻어낸 것으로 보이고, 중국과의 회담은 통화스와프 계약도 기존 계약의 연장으로 봐야 하고 특별한 사항은 없었지만 무난하게 잘 치러냈다고 봐야 한다. 최고의 성과는 의외로 젠슨 황이었다.
깐부치킨 회동으로 시작된 국내 대기업과 젠슨 황의 만남은 엔비디아와의 협력 확대 발표로 이어졌고 삼성과 현대, SK의 AI 산업 내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11만원까지 오른 가운데 SK하이닉스는 내년 목표가 100만원을 제시하는 증권사까지 등장했다. 지수 4천200까지 쉼 없이 달려온 부분은 단기적으로 부담스럽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 전에 제시했던 지수 5천 포인트가 이뤄지는 게 이제는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대한민국 경제,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은 수출이다. 10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6% 늘어 추석·공휴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에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일평균 수출액은 무려 14%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은 유가 하락 영향 속 1.5% 감소, 무역흑자는 60.6억 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25.4%), 석유제품(+12.7%), 선박(+131%)의 수출 호조가 두드러졌다. 반면 자동차(-10.5%)는 관세 영향 속 미국 수출이 타격을 받으며 부진했고 2차 전지와 화장품도 10%대 감소세를 보였다.
현재 한국 GDP 대비 반도체 수출 비중은 8.6%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이 지속 우상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가 점점 심해지는 것은 걱정이지만 적어도 내년까지 반도체 호황 사이클은 지속이 예상되기 때문에 2026년 우리나라의 수출 데이터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어느새 세상은 조용히 바뀌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소비하지만, 그 소비의 온도는 식어가고 있고 대신 자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지금 소비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AI가 불러일으킨 공급 부족의 시대, 그 균형을 단기간에 맞추기엔 기업과 투자여력이 한정돼 있기에 해당되는 산업과 기업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 변압기/전력(원전/LNG발전) → 반도체, 현재까지 AI 투자 수혜가 위와 같이 이뤄졌다면 다음 수혜 사이클은 어느 업종이 될 수 있을까.
원자재 중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구리가 꼽힌다. 전기 전도성이 가장 높은 금속은 은이지만, 구리보다 100배 정도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전기가 있는 곳은 대부분 구리를 사용한다. 이러한 구리는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데 보통 1㎿당 27t이 사용된다.
구체적 예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카고 데이터센터에는 약 2천177t의 구리가 들어갔다고 하니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는 구리 먹는 하마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전기차는 내연 자동차보다 5배 정도 구리를 많이 사용하고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발전도 구리 사용량이 엄청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구리 공급까지 주요 생산국들의 채굴 난이도 증가와 사고로 오히려 감소하면서 최근 국제 구리 가격은 지속 상승세를 키우고 있다. 내년·내후년 구리 부족 현상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에 구리(동) 관련 국내 기업들을 매수해 볼 수 있겠고, 금과 은 투자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구리(ETF)에 투자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김경준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