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당 또는 정치단체를 지지·비방하는 목적의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은 교사가 2심에서 무죄를 인정받았다.

광주지법 형사4부(배은창 부장판사)는 26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과 자격정지 1년형을 받은 백금렬(53)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백씨는 교사 신분이었던 지난 2022년 세 차례에 걸쳐 서울 영등포와 광주 충장로 등에서 열린 집회·시위에 참여해 특정 정당을 지지·반대하는 의미가 담긴 노래를 부르거나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가 참여한 집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의혹과 정부를 비판하는 성격이었다. 소리꾼이기도 한 백씨는 무대에 올라 개사한 노래를 부르며 뜻을 함께했다.

검찰은 백씨가 공무원 신분임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소속된 국민의힘을 공개 비판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사회 상규를 고려하더라도 백씨의 행위가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공직 수행에 연관 없거나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개인으로서의 정치적 자유는 가급적 보장돼야 한다”며 “당적을 가진 이에 대한 지지 또는 비판이 그가 속한 정당에 대한 지지나 반대가 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선고 후 백씨는 “이런 일로 불이익을 받은 마지막 사례로서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것 같다”고 감회를 밝혔다. 백씨의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도 성명을 통해 “시민들의 비판과 문제 제기는 사회 발전과 민주주의 동력”이라며 “교원도 업무 시간과 무관한 사적인 영역에선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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